맞춤형화장품 시대 본격화… 일자리 창출 기대

[신년기획1/ 비전2020! 유망 보건산업 미래를 가다] 화장품산업 유망 트렌드

H&B·온라인 가열 유통채널 다각화 필수
‘친환경에서 필환경으로’ 착한경영 대세


지난해 국내 화장품 시장은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기였다. 중국을 비롯한 대외적인 영업환경도 녹록치 않았고 그에 따라 업체들의 경영실적도 부진했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3분기가 지나면서 전반적인 산업지표와 실적 흐름이 호조를 보였다는 것이다. 대(對)중국 수출은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ODM 업체들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9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는 국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빠르게 바뀌는 화장품산업 트렌드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9년 이후 국내외 화장품산업 트렌드로 △맞춤형화장품 시대 본격화 △유통채널 트렌드 변화 △OEM·ODM업체 지속 성장 △글로벌 착한가치·착한소비 시대 △할랄화장품 시장 부상 등을 꼽았다.

화장품 혼합·소분 조제관리사 필수

먼저 올해 3월부터 맞춤형화장품 판매업이 본격 도입된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내용물과 원료를 혼합하거나 내용물을 소분해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피부타입, 특성 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화장품으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맞춤형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맞춤형화장품 판매업으로 식약처 관할 지방청에 신고해야 하고, 판매업자는 반드시 혼합·소분을 담당하는 조제관리사를 둬야 한다.
업계에서는 맞춤형화장품 제도 도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 등 국내 화장품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B 성장 속 오프라인 멀티화

화장품 유통채널도 급변하고 있다. 매출 감소에 따른 원브랜드숍의 몰락은 헬스앤뷰티 스토어의 성장을 불러왔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시코르 등 대기업이 주도하는 H&B스토어가 꾸준히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멀티화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유통시장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가 많아진 것도 로드숍의 성장세가 꺾인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H&B스토어나 온라인 시장 역시 언제까지나 호황을 누릴 수만은 없다. 글로벌 편집매장인 세포라의 한국 상륙도 H&B스토어 간 경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이제 유통채널 다각화 모색과 함께 소비자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글로벌 뷰티 편집매장인 세포라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H&B스토어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세포라 파르나스몰점 내부

OEM·ODM업체 지속 성장

또 다른 트렌드는 OEM·ODM 업체의 지속 성장을 들 수 있다. 최근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 등 대외 여건 악화로 화장품산업도 침체된 가운데 국내 화장품 OEM·ODM 업체가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OEM·ODM 업체의 성장세는 올해 들어 잠시 주춤했으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최근 화장품 판매 채널이 다양해짐에 따라 중소화장품 업체의 시장 진출이 용이해졌으나 이들 대부분은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국내 OEM·ODM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화장품산업에서의 유통채널 변화와 브랜드 다양화로 인해 위탁생산업체의 필요성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경 생각하는 ‘착한소비’ 뜬다

산업계에 ‘필(必)환경’이 대세다. 소비자는 이제 단순구매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가치에 기반한 소비를 선택한다. 제품에 함유된 성분부터 기업이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올바른지, 또 나의 소비가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뷰티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건화장품이란 동물실험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물에서 채취한 성분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말한다. 세계 비건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8%씩 성장해 2018년 33억달러에서 2025년 20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용기나 재활용 포장재 사용도 늘고 있다. 업체들은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화장품 용기와 포장재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도 화장품 포장재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보완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할랄화장품 시장 부상

한류열풍과 함께 이슬람권 국가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식품이나 화장품 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할랄인증이 필요하다. 할랄 인증은 ‘허용된 것’을 뜻하는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가공된 제품에만 부여되는 인증 마크다.

2018년 對인도네시아 화장품 수출은 5000만달러로 금액 면에서는 미미하나 전년대비 110.9% 크게 상승했으며, 對말레이시아(9000만달러, +30.6%) 수출 또한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무슬림 인구는 약 20억명 수준이며, 할랄 시장 규모도 2조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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