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보건의약계 10대 뉴스] 다사다난했던 己亥年도 역사의 뒤안길로…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가 올해 역시 보건의약계의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문재인 케어’에 대한 갈등과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보건의료 직역단체들의 이해관계는 더 큰 갈등과 논쟁을 불렀다.
각종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공격을 당하는 피습사태가 연이어 발생했고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이란 명제를 앞세운 제약업계에선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란 악재를 맞닥뜨렸다. 인보사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신약개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데 노력해 온 많은 제약·바이오업계의 임상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다. 정부당국이 안전성을 비롯해 바이오 신약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신약 개발 추진력이 한풀 꺾이게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식품업계에서는 ‘옛 것’이 가장 ‘핫 한’것이 되는 이른바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옛 디자인을 살려 재출시하거나 단종된 제품들을 새로 선보이는 등 복고 마케팅이 강세를 이뤘다.
또 보건산업 중에서 세계를 무대로 가장 두각을 보이는 화장품산업이 수출 효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정부도 세계 3대 화장품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기해년을 보내고 새로운 경자년을 기다리면서 희망을 부르고 액운은 떨쳐내자는 보건의약계의 염원을 담아 힘찬 도약을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1.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후속 조치 추진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로 자기공명영상(MR I), 초음파, 간호간병, 기타 의학적 비급여 등을 급여화하고 영유아 외래부담 경감, 어린이병원 지원, 난임 부부 보장 확대를 추진했다.
복부·흉부 MRI 검사는 그간 암 질환 등 중증질환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 그 외환자는 검사비 전액을 부담했었다.
지난 7월부터는 병원과 한방병원의 2·3인실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요양병원 입원 중 타 병원 임의 진료 시에는 전액 본인부담을 통해 의료기관 입원 부담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복지부는 이미 건강보험을 적용한 종합병원의 2·3인실과 동일하게 병원·한방병원의 2인실은 40%, 3인실은 30%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에 의료계 '몸살'

지난 9월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대형병원 환자쏠림과 올바른 의료기관 종별 정립이 목적이다. 감기 등 경증환자의 종별가산율 0%(현 30%)와 의료질평가지원금 제외 등 병원 재정을 압박하는 강력한 처방을 내렸다.
의료계는 정부가 제시한 취지는 공감하지만, 정착 및 실효적 운용으로 연결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현행 의료전달체계가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고 각 종별 의료기관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에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의료전달체계 설계와 문재인케어 강행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3. 반복되는 진료실 폭행 '의사 수난시대'

올해 의료계는 유난히 환자에게 공격당하는 사건이 많이 벌어졌다.
칼을 든 환자의 공격으로 새해 벽두부터 고 임세원 교수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이후 서울 대학병원 정형외과 L 교수의 피습 소식도 들려왔다.
이에 의료계는 반의사 불벌 규정 폐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의료인 보호권 신설도 제안했다. 또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인 폭행방지 대책 발표 및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TF를 구성하기도 했다.
의료계는 여전히 의료기관안전기금 신설, 보안인력 및 보안장비 배치에 대한 정부 비용지원 등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필수요건의 법제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4. 유방보형물 '희귀암' 유발… 국내 첫 환자

다국적기업 엘러간이 유통한 거친표면 인공유방에 따른 희귀암이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보고됐다.
해당 제품으로 유방 확대 수술을 받은 40대 여성이 최근 희귀암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으로 최종 확진 받았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엘러간의 거친표면 실리콘겔 인공유방은 국내 허가 이후 약 11만 개가 수입됐다.
특히 최근 3년간 약 3만개가 유통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얼마나 더 많은 희귀암 환자가 발생할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9월 엘러간과 협의를 통해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이식환자에 대한 보상대책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5. 유방보형물 '희귀암' 유발… 국내 첫 환자

지난해 발암물질 파장을 일으켰던 발사르탄에 이어 지난 9월 위장약에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에 발암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기준 초과 검출돼 모든 판매가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 추정물질인 2A군으로 분류한 공업용 화학물질로 지난해 7월 고혈압약 성분인 ‘발사르탄’에 포함돼 있어 큰 파장을 일으킨 물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성분의 완제의약품 전 품목의 잠정적 판매중지를 결정하고 처방 제한조치를 내렸다. 사실상 시장 퇴출이다.
이후 대체재로 떠오른 니자티딘도 일부 제품에서 NDMA가 검출됨에 따라 지난 11월 13개 품목이 판매중지된 데 이어 싱가포르에서 당뇨병 약 메트포르민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DMA (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잇따라 검출돼 식약처가 국내 제품에 대한 조사를 실시 중이다. 특히 기존 검출 약과 달리 대체제도 없고 당뇨병 환자의 80%가 복용하는 메트포르민의 검출은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6. 인보사 사태·신약임상 실패 등 악재 연속

올 들어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 판매 중단,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 실패, 신라젠의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중단 권고 등 제약바이오업계 신약개발 의지에 찬물의 끼얻는 악재가 쏟아졌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신약들의 줄줄이 임상 실패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산업이 정체돼 있는 분위기다.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3상 중단, 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와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등은 임상 3상 결과 도출에 실패하면서 바이오기업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바이오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가는 과정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있는 반면 그동안 신약 개발이라는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바이오 버블’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 약학정보원 회계비리 싸고 진흙탕 싸움

약학정보원장을 역임한 김대업 대한약사회장과 양덕숙 전 원장의 회계 비리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약학정보원에서 양덕숙 전 원장 재임시절 회계상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공론화하자 전임 집행부가 발끈하고 나섰다.
양덕숙 전 원장은 현 집행부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해명하는 자리를 갖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원장 재직 당시 법을 위반한 일이 있다면 떳떳하게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양덕숙 전 원장은 김대업 회장의 약학정보원장 재임 시절 회계 부정 의심사례를 5가지를 제시하면서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대업 회장과 양덕숙 전 원장의 공방전이 일찍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면서 2020년 상반기에도 이 묹제로 인해 약사 사회가 시끄러울 전망이다.

8.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최초 확진

지난 9월 17일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최초로 확진됐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정부당국은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고 가축질병 방역체계도 개선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초 발생이고 파주·김포·강화·연천 등 경기 북부 권역에서 집중 발생함에 따라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 심리는 계속 커졌고 이는 결국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까지 이어졌다.
ASF 발생 직후 일시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지만 오히려 돼지고기 ‘포비아’(공포)로 인해 가격은 급락하고 만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10월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했다.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정부와 양돈농가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9.식품업계에 불어온 '뉴트로'소비 열풍

패션, 음악계에 불어닥친 뉴트로 열풍이 식품업계에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뉴트로’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식품업계 역시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옛 포장을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 들어 식음료 제품들의 패키지 디자인이 변화의 바람을 탔다. 재미와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식음료업계가 ‘보는 맛’이 있는 감각적인 패키지를 내세워 제품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구매 인증샷, 리뷰 등으로 활발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점을 활용해 입소문 효과까지 얻겠다는 마케팅 전략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이색 콜라보 제품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인기 스낵의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유제품부터 패션 브랜드가 직접 디자인한 간편식 패키지 등 관련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10.정부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발표

국내 화장품 수출은 2014년 18억달러에서 2018년 63억달러로 연평균 34.9%씩 증가했다. 하지만 중화권 중심의 수출은 현지 로컬 브랜드의 급부상, 국내외 정치 이슈 등과 맞물리면서 지속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12월 5일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화장품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3대 화장품 수출국가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R&D 지원을 확대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규제혁신, 수출시장 다변화, K-뷰티 클러스터 구축에도 주력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화장품 수출 확대와 수출국 다변화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 △글로벌 리딩기업·강소기업 육성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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