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가격·자연성분 구매 요건… 콘셉트형 뷰티스토어 주목

‘2019 글로벌 코스메틱스 포커스’-필리핀

필리핀 화장품 시장은 동남아의 다른 나라 보다 변화가 느린 편이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낮은 가격을 가장 중요한 구매요인으로 꼽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인 TV광고나 유명 탤런트의 영향력이 아직도 막강하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프리미엄, 천연·유기농, 친환경 제품들이 점차 주목받고 있다.

필리핀 뷰티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K-뷰티 브랜드들은 속속 필리핀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한류의 인기가 K-뷰티의 인지도와 인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라네즈, AHC, 이니스프리가 현지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대규모 오픈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필리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라네즈가 필리핀에서 진행한 다양한 이벤트

K-뷰티의 인기를 반영해 필리핀 면세점 Duty Free Philippines(DFP)는 파라냐케시 피에스타몰에 K-뷰티 별도 섹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은 최근 발간한 ‘2019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9호 아시아편에서 이같이 필리핀 화장품 시장에 대해 분석했다.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아시아편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콘셉트형 뷰티스토어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세포라 필리핀은 뷰티 상담과 개별 맞춤형 서비스에 초점을 둔 ‘미니 뷰티 스튜디어’를 팝업스토어로 운영, 세포라 매장 체험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화장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프레야(Freyja)는 판매 제품과의 상호 작용과 몰입에 중점을 둔 콘셉트의 매장을 오픈했다. 또한 카페를 접목시킨 뷰티숍,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한 리필숍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매장도 필리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매장에서는 1:1 메이크업, 뷰티 전문가 상담 등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클릭&콜렉트(Click and Collect: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수령)와 같은 옴니채널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 운영이 인기다. 또 매장 내 숍인숍(Shop-in-Shop)형태의 카페를 운영해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브랜드 콘셉트형 매장도 주목받고 있다.

접근성 높은 슈퍼마켓은 아직까지 필리핀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 시 가장 많이 찾는 채널이다. 최근에는 H&B스토어인 라자다(Lazada), 잘로라(Zalora), 쇼피(Shoppee) 등과 같은 온라인 플랫품을 통한 화장품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면세점의 K-뷰티 스튜디오                                                                   

현지의 유명 뷰티 전문가는 “필리핀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구매요인은 여전히 가격”이라며 “필리핀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고품질이면서 저렴한 가격대 유지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품질과 가격경쟁력 모두 잡아야만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안전한 화장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특화된 자연성분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유해성분을 함유하지 않았다는 제품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필리핀 로컬 브랜드 휴먼 네이처(Human Nature)가 꼽았다. 휴먼 네이처는 내추럴한 원료와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한 원료 수급을 강조하면서 매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것.

이밖에도 필리핀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유명인을 내세운 TV나 옥외광고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 몰 구매와 SNS 채널을 활용한 정보 취득이 증가하고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장품 구매는 슈퍼마켓, 하이퍼마켓, H&B스토어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 위주며, TV나 옥외광고와 같은 전통적인 채널에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필리핀에서의 K-뷰티 인기는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발 맞춰 대형 브랜드들이 속속 매장을 오픈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며 “중소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매장 오픈이 아니더라도 유통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제품 론칭, 온라인몰 판매 개시 등을 통해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고 관련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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