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잘 쓰는 의사가 지방흡입 만족도 높인다?

도움말 / 365mc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

"선생님, 혹시 웨이트트레이닝 좀 하세요? 체중이 많이 나가는데 제 수술이 어렵진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요."

최근 내원한 의료소비자 A씨의 말이다. 지방흡입 특화 병원에서 근무하며 다이어터로부터 '운동하느냐'는 이야길 듣는 것은 낯선 경험이다.

허벅지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A씨는 수술 성공률을 높이려면 어느 정도 '후덕한' 의사를 찾아야 유리하지 않을까 고민했단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다보니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힘들어하면 결과가 나빠질까 걱정이됐다고.

 이는 아주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다. 실제로 지방흡입수술은 시술 과정에서 힘을 쓸 일이 많다. 우리 몸은 평면이 아니고, 허벅지나 팔뚝의 경우 원통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방을 고루 제거하려면 환자를 들었다 올리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귀찮다거나 힘들어 이를 제대로 하지 않고 환자를 눕히거나 엎드리게 해 평면 부위만 지방흡입을 할 경우 기대했던 것보다 사이즈가 덜 줄어들 수 있다. 간혹 고도비만으로 '나를 어떻게 들고 내릴까' 우려하는 분도 있지만, 수술팀원들이 잘 서포트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힘뿐 아니라 '지구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이 역시 지방흡입 수술법과 연관이 깊다. 지방흡입은 피부를 최소절개한 뒤, 해당 부위로 얇은 관인 캐뉼라를 삽입해 피하지방만을 제거해낸다.

이때 들어가는 캐뉼라 두께는 아주 얇은데, 가느다란 관으로 꽤 많은 양의 지방을 추출하려면 수많은 움직임이 필요하다. 적어도 한 부위당 2만여번의 스트로킹 작업이 필요하니 팔이나 어깨의 근력이 중요한 셈이다.

특히 스트로크 작업은 지방흡입의 예후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나치게 과도해 캐뉼라가 지방층 깊이 들어가면 조직손상으로 피부가 움푹 들어가는 함몰 현상이 생기고, 반대로 너무 얕은 부위에서 스트로킹 작업을 모자라게 하면 요철이 생기거나 피부 위로 캐뉼라 자국이 남기 십상이다. 결국 허벅지·복부·팔뚝 등 흡입부위의 살은 빠져도 수술부위가 울퉁불퉁하게 보여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우, 보다 원활한 수술을 위해 체력 관리를 늘 하고 있다. 밥을 든든히 먹고, 운동으로 근력을 기르는 등이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A씨의 돌발 질문에 '뜨끔'했던 게 사실이다. 환자들의 정보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실감한다. 보다 만족스러운 지방흡입 결과를 위해 더 정진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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