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뷰티·A-뷰티 맹추격에 K-뷰티 “美시장 안착 불안”

KOTRA 해외 보고서 분석… 국내기업들 비슷한 제품 진출로 시장 포화 "현지 트렌드 읽어야"

미국 내 K-뷰티가 최근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불안요소들이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미국 수출액은 5억1158만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약 25% 증가했으며 그 규모는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 경쟁국의 대미 수출액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한정된 시장 내에서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제품들은 대부분 비슷한 품목이 많아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K-뷰티의 특징으로 꼽혔던 가격 경쟁력 또한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OTRA 우은정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최근 해외 보고서에서 “미국내 K-뷰티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며 “J-뷰티(일본), A-뷰티(오스트레일리아) 등이 맹추격하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은 필수”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주요 K-뷰티 리테일러들도 이미 K-뷰티 제품 판매를 축소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K-뷰티 전문 온라인 판매점 중 하나인 Glow Recipe는 최근 더 이상 타사 K-뷰티 브랜드는 취급하지 않고 국적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차세대 스킨케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사 K-뷰티 제품을 큐레이팅하지 않겠다고 밝힌 Glow Recipe. 출처: Glow Recipe 웹사이트

Glow Recipe뿐만 아니라 미국 내 유명 드러그 스토어 체인점인 CVS, 뷰티 제품 대형 리테일러 Ulta Beauty 등에서도 K-뷰티제품이 진열된 섹션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주요 K-뷰티 리테일러들의 움직임은 미국 내 K-뷰티 제품에 대한 전망이 과거와 같이 무한한 핑크빛만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K-뷰티 업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K-뷰티 업계의 불안 요소는 무엇일까.

보고서에 따르면 K-뷰티 제품 중 마스크팩은 많은 중소기업들 또한 주력하는 상품 중 하나로 쉽게 사용해볼 수 있고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K-뷰티 마스크팩은 현재 미국 뷰티 시장에서 포화상태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는 ‘클린 뷰티’, ‘그린 뷰티’ 트렌드가 점점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K-뷰티 중소기업들 중에는 이러한 미국 뷰티 시장의 트렌드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이 또한 불안 요소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큰 불안 요소는 J-뷰티와 A-뷰티 등 경쟁 뷰티 시장의 성장이다. 일본산 화장품의 미국 수입 규모는 2018년 2억1067만달러로 전년대비 약 23% 증가했으며, 미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Sephora와 Riley Rose 웹사이트 내 J-Beauty 상품 페이지. 출처: Sephora, Riley Rose 웹사이트

여기에 천연 뷰티 제품으로 이목을 끌며 등장한 A-뷰티도 K-뷰티를 맹추격하고 있다.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오스트레일리아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지역 특성에 힘입어 뷰티 제품들도 깨끗한 천연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클린 뷰티’, ‘그린 뷰티’ 트렌드가 강조되는 미국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화장품의 미국 수입 규모는 2018년 약 3239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무려 57% 성장한 수치다.

떠오르는 A-Beauty 브랜드. 왼쪽부터 Lano, Frank Body, Sand & Sky. 출처: 각 사 웹사이트, Sephora

미국 뷰티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K-뷰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시장의 크기는 비슷한데 너무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을 꼽고 있다.

여기에 “일부 K-뷰티 기업들은 바이어와 거래 시 최초 거래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최소 주문량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K-뷰티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리테일러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이라면 미국 뷰티 시장 내의 기존 리테일러를 공략해 해당 리테일러의 자사 브랜드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뛰어난 신기술이나 최고급 원료를 사용한 고가의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미국 뷰티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동반되지 않으면 고가 전략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가격 경쟁력도 필수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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