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으로 온실가스 제로화 앞장

[창간 53주년 기획3 / 농식품업계 친환경 트렌드 확산] 녹색 농업시대를 열다

고경봉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생에너지팀장

2012년 인증제도 첫 시작

인증 농산물 매출액 5배 증가

농업 기후변화 대응에 선도적 초석

 

지난 해는 유독 더운 한해로 기억한다. 폭염이 핫이슈였고, 우리는 무덥기보다는 뜨거운 여름을 지냈다. 올해 5월 중순에 광주광역시에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는데, 이는 기상청의 2008년 폭염특보 시행 이후 역대 가장 빠른 폭염주의보로 기록됐다. 이러한 폭염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의 생활과 경제 활동에서 발생해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대기 중의 가스 상태의 물질인 온실가스이다.

온실가스중 이산화탄소(CO2)는 농업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광합성을 통해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만들어내기 위해 물과 이산화탄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농업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분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절반만 맞는 얘기다. 왜냐하면, 농업활동에 따라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가축사육의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CH4), 분뇨처리에 따른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 경작활동에 따른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가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풀어쓰자면, 농작물의 영양공급을 위한 비료, 병해충 방제를 위한 작물보호제 등 다양한 종류의 영농자재 등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 농업은 인력보다는 농기계의 사용 비중이 높으며, 축산활동 및 농산물 재배를 위한 시설원예 난방 등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활동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예를 들어, 사과(노지재배)1kg 생산할 때 온실가스를 0.4kg, 토마토(시설재배)1kg 생산할 때 1.2k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온실가스량을 에너지사용량으로 환산하면, 사과 1kg 재배 시 경유 약 0.15리터, 토마토 1kg 재배 시 경유 약 0.45리터를 사용하는 셈이다.

저탄소 농업기술 적용해 온실가스 감축

농식품부에서는 농업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하나의 정책 수단으로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를 2012년에 시작했다. 농산물 재배과정에서 비료 및 농기계 사용을 줄이고, 시설의 경우 보온재를 통한 난방에너지 절감 등의 기술을 통해 기존 영농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 농산물에 인증을 부여하는 농식품 국가인증이다.

농작물의 적정한 영양공급을 위한 비료 사용의 최적화, 풋거름 작물재배 및 자가제조 영농자재 사용농법을 통한 영농자재 사용 최소화, 다겹보온커튼 및 수막재배 등 보온력 향상을 통한 난방 에너지 최소화 등 저탄소 농업기술을 도입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으며, 현재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에서는 19가지의 저탄소 농업기술을 지정하고 있고, 인증취득을 위해서는 1개 이상의 저탄소 농업기술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품목별로는 사과(19%), 포도(12%), 단감(7%) 순으로 과수품목의 인증 비중이 높은 편이며 지역으로는 경북에서 32%로 가장 많은 인증을 받았고, 경남(15%), 전남(11%) 순으로 인증을 받은 농가가 분포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으로 3373호의 농가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취득해 한 해동안 약 68천톤CO2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했는데, 이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로 약 480회를 왕복 운행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과 비교할 수 있다.

경북 상주의 한 포도작목반의 경우 20153농가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취득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12농가까지 확대됐다. 당시에는 농가가 농산물 판로 및 홍보에 난항을 겪던 중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취득했고, 제도를 운영하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주최한 품평상담회를 통해 백화점에 납품해 2018년에는 약 12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나아가 저탄소 인증 우수농가 지원으로 참가한 진주박람회를 통해 홍콩, 베트남으로 수출하는 데까지 성장했다.

인증제 소비자 인식도 점차 확산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매년 시행하는 농식품 국가인증제도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인지도에 있어서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에 대해 처음 조사했던 201447.5%에서 201852.3%로 소비자의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3년 기준 약 80억원에 불과하던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농산물의 유통매출액이 지난 해에는 460억원으로 5년 사이 약 5배 가량 증가했으며, 대형마트 및 백화점, 농협 등 오프라인 매장 뿐만 아니라 유통사별 인터넷 온라인 매장으로까지 판매 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인증취득 농가 확대 및 인증 농산물의 유통량 증가로 시장경제에 의한 선순환 구조의 안착은 앞으로도 인증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는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의 운영만으로는 단기간에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에 있어서 농업도 온실가스 배출원이기 때문에 농업인 스스로도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노력과 함께 농업도 온실가스 배출원이라는 전반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소비자 역시 환경을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를 통해 농업인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농식품부는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를 통해 기존 관행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의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의 참여 확대를 독려하도록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를 지속할 것이고, 농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할 초석이 되도록 앞장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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