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강국 미국·프랑스 ‘친환경 클린뷰티’ 열풍

美-대형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 심화 佛-소비자들의 깐깐한 구매성향 강화

화장품 강국으로 알려진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최근 ‘클린뷰티’가 새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클린뷰티는 파라벤, 실리콘, 황산염 등 유해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말하는데, 화장품 선진국인 이들 나라에서는 이 같은 클린뷰티 열풍에 편승한 자연성분의 유기농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세포라는 클린뷰티 부문을 따로 마련했으며 ‘Clean at Sephora’라는 마크를 만들어 관련 제품에 표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클린뷰티에 대한 개념이 성분, 내용물뿐만 아니라 포장재까지 확대되고 있어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와 식물성 잉크를 사용하는 등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미국 화장품 유통채널별 판매 비중 (출처: 유로모니터)]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은 최근 발간한 ‘2019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2호’에서 미국과 프랑스의 화장품 시장 동향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 시장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키워드는 ‘클린뷰티(Clean Beauty)’로 분석됐고, 전반적으로 단순한 화장품 사용을 지향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연구원 관계자는 “클린뷰티를 공인하는 인증은 없지만 클린뷰티를 강조하는 많은 기업들이 유기농 인증을 취득하고 있다”며 “클린뷰티 콘셉트인 경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에코서트’, ‘코스모스’와 같은 인증 취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국가별 뷰티시장 특징으로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경쟁(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구매성향 강화(프랑스)를 꼽았다.

미국의 대형 온·오프라인 채널 경쟁의 주역은 아마존과 세포라, 얼타 등이다. 대표적인 온라인 채널인 아마존은 최근 기존 매스마켓 제품에서 럭셔리 뷰티섹션을 신설해 뷰티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유명 고급 화장품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자체 상품(Private Label)을 생산해 저가 시장을 노리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세포라와 얼타 등 대형 오프라인 채널은 디지털 메이크업 체험, 맞춤형 서비스 제공, 매장 내 살롱서비스, 고객관리 등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미국 화장품 유통채널 점유율 변화 (출처: 유로모니터)]

미국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조사(2017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화장품 전문매장과 온라인을 통한 판매 비중은 매년 증가한 반면 하이퍼마켓과 슈퍼마켓 등 식료품 잡화점과 드럭스토어로 대변되는 비전문 매장은 점유율 감소를 보였다.

아직까지는 매장형 판매가 압도적이나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앞으로 대형 유통기업이나 화장품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온라인 쇼핑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유통경쟁은 이제 화장품 전문매장과 온라인 판매점의 대결로 이어지는 추세라는 것. 세포라, 얼타는 매장 확대와 옴니채널 서비스로, 아마존은 취급 브랜드 확대, 빠른 배송으로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향후 경기침체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화장품 지출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사용하는 화장품 수를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찾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스피디(Speedy), 스킵(Skip), 심플(Simple)의 3S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원스텝(One-Step) 스킨케어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클린뷰티, 그린뷰티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코스알엑스의 해외사업팀 이혜영 팀장은 “전 세계 브랜드가 경쟁하는 미국시장에서는 브랜드 차별성과 독창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 바이어는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거래 초기에 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랑스에서 주목할 점은 클린뷰티에 관심과 함께 다른 나라보다 현지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꼼꼼하게 따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별 성분정보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만 3가지가 있으며 화장품 전문 블로거, 에디터, 인플루언서 등의 제품 사용 경험과 제품 분석 정보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소비자 화장품 구매시 고려 요소 (출처: 해리스 인터랙티브 설문조사)]

프랑스 소비자들은 제품을 사기 전에 라벨을 자세히 읽고 함유된 성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또 제품의 출처, 제조사의 경영방침 등을 조사하고 제조사가 마케팅을 통해 약속한 내용들이 제품에도 그대로 반영됐는지도 꼼꼼히 확인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니즈에 딱 들어맞는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찾고 있다. 이에 화장품 기업들은 맞춤형 화장품,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최소한의 제품만을 사용하는 ‘미니멀리스트 스킨케어’도 선호한다. 이는 불필요한 화학물질 노출을 피하는 유기농, 천연 스킨케어 방식과 쓰레기를 줄여 환경 문제를 해결하자는 지각 있는 소비와도 연결된다.

프랑스 시장조사기업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2017년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0%가 화장품 성분 목록에 주의를 기울이고, 67%는 화장품 안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은 밀레니얼 세대(18~34세) 보다 시니어 세대(50세 이상)에서 더 두드러졌다.

한편 프랑스 소비자들은 브랜드사가 전달하는 일방적인 정보보다 전문가 분석이나 블로거가 경험한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정보를 제공하는 에디터나 블로거의 까다롭고 분석적인 의견에 신뢰를 갖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프랑스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업체들은 현지 전문가를 활용한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프랑스에 진출한 카오리온코스메틱스는 제품 차별성을 강조했다. 주은희 회장은 “제품의 명확한 콘셉트, 사용 방법의 차별화, 전성분의 차이점 등 기존 제품과 명확하게 차별화되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분위기를 전하며 “이를 위해 제품 기획부터 생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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