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엄종희 집행부 사퇴 임박

원로한의사 “미안한 마음으로 당연히 물러나야”

정부의 의료법 개정에 대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이유로 갈수록 강도 높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대한한의사협회 엄종희 집행부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한의계에 따르면 엄종희 집행부의 사퇴 압박은 지난달 25일 허창회 전 대한한의사협회장이 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제기한데 이어 27일 부산시한의사회가, 3일 강원도한의사회가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한의사협회 전직 회장들과 명예회장들까지 엄종희 회장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여서 무게 중심이 사퇴 쪽으로 점차 쏠리고 있는 형국이다.

허창회 전 회장은 “지금 한의계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엄종희 집행부는 이미 싸울 힘도 없고 싸울 능력도 없어 이제는 끝났다”며 한의사협회 엄종희 집행부의 무능을 맹렬히 비난했다.

부산시한의사회는 “지금까지의 사태를 통해 대한한의사협회 집행부의 현안 파악과 사태 해결방식에 심각한 오류에 통탄하고 선봉에서 사생결단의 의지로 의료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구심점의 표명으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원도한의사회도 “작금의 사태에 직면할 때까지 주도면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만을 일관해 온 한의협 집행부의 현안 인식과 문제 해결 방식을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복지부 공무원들의 농간에 속아 한의계를 파탄으로 몰고 있는 현 집행부는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한 원로한의사가 엄종희 회장의 조기 사퇴를 종용하는 글을 한의사통신에 올려놓아 사퇴 압박이 전 회원들에게로 확산되고 있다.

원로한의사 K씨는 6일 ‘엄 회장님은 사퇴를 해야 옳은 이유’라는 글을 통해 “무슨 미련이 있다고 고집을 부리느냐”면서 “이번 의료법 심의에 큰 착오로 자의든 타의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모든 한의사의 운명이 달린 결과가 나왔으면 회장의 입장에서 응당 죄의식(판단력이나 능력 면에서)을 갖고 미안한 마음으로 당연히 물러나야 도리”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과거에 나(엄 회장)를 지지해 주었던 대의원들의 표를 믿고 자리에 연연하지 말기 바란다”며 “하루가 아닌 한시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로 인해 엄종희 집행부의 사퇴가 점차 임박해지고 있으며, 자칫 오는 18일 개최될 정기대의원총회까지 가지 못하고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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