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2만여명 과천서 의료법 개정 철회 촉구

국회 상정시 무기한 단식, 본회의 통과시 무기한 파업 돌입

  
의사들이 11일 휴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대규모 집회를 갖고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을 전면 철회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과천 정부청사 앞 운동장에서 개원의, 병원의사, 전공의, 의대생 등 2만여명(경찰 추산)을 참석시키고 ‘의료법 개악 저지 전국회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장동익 의사협회장을 비롯해 안성모 치과의사협회장, 김종근 개원의협의회장, 박창일 사립대병원장협의회장, 김재정 전 대한의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조무사들도 동참했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투쟁 이후 의사 집단행동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집회였다.

의협은 이날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건강과 한국의료의 백년대계를 위해 백지 상태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정부안 전면 철회 및 원점 재논의 △정부의 대국민 사죄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사퇴 △공개적 논의절차 보장 △의료사회주의 정책 즉각 포기 등 5가지 대정부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국회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의견이 묵살된 의료법 개정안을 절대 통과시켜서는 안 되며,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에서 의료법 개정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개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의료법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의협 장동익 회장은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이 입법절차를 거쳐 국회에 상정되면 의료법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전원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할 것이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모든 병·의원들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의료법은 환자 편의 증진과 의료산업 육성․발전을 위해 꼭 추진해야 한다”면서 “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가 제시하는 다양한 의견을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 합리적인 대안은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의료계에 대화로 문제를 풀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의료법 개정을 놓고 의료계와 정부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 의-정간 대치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더라도 현 정부 임기 내 처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소속 의원들의 대거 탈당으로 한나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준 상황에서 의사들이 강력 반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의협은 최악의 경우 의원입법 형태로 개정안 대체법안을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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