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개선 필수…방치하면 후유증 심각

질/병/탐/구- 고혈압

지난해 환자 600만명 돌파…30대 발병률도 증가

90-140mmHg 넘으면 즉시 항고혈압제 복용해야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별다른 증상 없이 서서히 건강을 헤치는 무서운 질병이다.

고혈압은 증상 없이 시작되기 때문에 초기에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동맥경화, 뇌졸중,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눈이나 콩팥이 망가져서 실명하거나 평생 투석을 하게 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특히 요즘에는 30대에서도 발병이 흔하므로 초기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혈압치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고혈압을 인지해 이를 치료하고 실제로 적정수준으로 혈압이 치료되고 있는 환자는 25~30%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지속 증가해 110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순환기 질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혈압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고혈압 환자 수가 6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혈압 환자 수는 602만6151명으로 2013년 551만 3460명과 비교해 51만2691명(9%)이 증가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 고혈압 환자수가 더 증가하는 추세다.

◇원인

고혈압은 교감신경에 의한 신경성요인 및 레닌-안지오텐신 기전에 의한 체액성 요인에 의해 발생되나 흡연, 남성, 노령화 및 유전에 의해서 유발이 촉진된다. 부모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약 50%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있고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의 70%에서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보고를 볼 때 유전은 고혈압 발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고혈압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며 유전,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및 생활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식습관과 혈압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고혈압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비만, 염분(나트륨) 섭취 과다, 칼륨이나 칼슘의 섭취 부족, 과다한 알코올 섭취 등 고혈압 발생에 관련된 나쁜 습관들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은 자체로 인한 증상보다는 고혈압에 의한 장기의 손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 및 혈압 측정으로 고혈압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증상

고혈압은 그 자체만으로는 환자의 자각증상이 별로 없고, 평생동안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치료를 선뜻 시작하지 않거나, 도중에 자의로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혈압의 치료에 관해 여러 가지 잘못된 상식들이 알려져 있어 고혈압의 적절한 조절에 방해가 되고 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은 두통, 호흡 곤란 코피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은 매우 비특이적이고 고혈압이 심각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에 도달할 때 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다시말해 고혈압이 유발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놓치게 되는 간단하면서 무서운 질환이다. 이 때문에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혈압을 재는 것은 필수다.

◇진단
고혈압의 관리는 올바른 혈압측정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고혈압은 혈압을 1회 측정하여 진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처음 측정한 혈압이 높은 경우에는 1일 간격을 두고 최소한 두 번 더 측정해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 또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다녀온 다음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다.

하지만, 꼭 아침에 측정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하루 중 정해진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을 올바르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사항을 지켜야 한다.
- 혈압 측정 전 30분 동안은 흡연이나 카페인의 섭취를 금한다.
- 혈압 측정은 최소 5분 이상의 휴식 후에 시행한다.
- 등을 기대고 앉아 팔을 걷어 올린 후에 심장과 같은 높이로 유지한다.

고혈압 환자로 의심되면 소변검사, 혈색소검사(hematocrit), 혈당치, 혈청전해질(Ca, K), 요산,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심전도, 흉부 X-선 검사를 기본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부종 여부를 알아내기 위한 신장 기능 검사와 몸무게 측정도 필요하며 안저 검사는 고혈압의 정도 및 예후 평가 시 중요하다.

◇치료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이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신부전 등의 발생에 중요한 위험인자며, 고혈압을 치료해 혈압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이들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과 이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고혈압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아주 다양한 항고혈압제가 개발돼 있고, 여러 상황에서의 혈압치료에 대한 지침이 상세히 만들어져 있지만, 고혈압의 치료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의 치료는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효과적인 항고혈압제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혈압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유지해나갈 때에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예방

고혈압이 있다고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거나,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예외 없이 평생을 복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고혈압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도 있으며,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중에도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할 수도 있다. 생활습관의 개선은 약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고혈압은 특별한 외부원인이 없어도 나이와 같은 자연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혈압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다. 우선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13g 정도의 소금을 먹는데, 이를 6g 이하로 줄이면 2~8mmHg의 혈압을 내릴 수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없다면 칼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칼륨은 시금치, 다시마, 감자 등에 많이 들어있다.

음주도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과도한 음주는 일시적인 혈압 상승을 유도하며, 반복해서 과음할 경우 장기적으로 고혈압의 위험을 높인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현미, 과일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평소에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걷기, 뛰기, 줄넘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20~3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압을 낮출 수 있지만, 운동을 중단할 경우 다시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고혈압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비만일 경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돼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 몸의 대응책은 혈압을 높여 혈액 순환이 되도록 하게 만든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고혈압 예방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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