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장품 시장을 잡아라” 국내업체 진출 붐

산업연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서 “기회와 위기 동시에 존재” 지적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사드 역풍으로 중국시장에서 고전한 국내 업체들이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찾기 위해 더 넓은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유럽이나 중남미는 물론이고 일본과 북미시장 진출도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형 브랜드의 종주국으로 국내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최근 높아진 한국 화장품의 위상과 한류의 영향으로 소비자들과 유통채널에서 한국 화장품 선호현상이 포착되기 시작했고, 이를 발판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 페이셜 스킨케어 사용 유형]

▲출처=미국 NBC The Tonight Show

주요 키워드는 비건·노화예방·멀티기능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김덕중)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5월호 미국편’에 따르면 미국 화장품 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천연성분이나 비건(vegan) 스킨케어, 노화예방 데일리 케어, 멀티기능 올인원 제품 등이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한류행사와 시공간을 뛰어넘는 SNS를 통해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한류 콘텐츠는 다양 한 플랫폼을 통해 확대되고 있으며 드라마는 물론 웹툰, 화장품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자연성분을 강조하는 기초화장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달팽이 점액, 한방성분, 다시마 등 피부에 유익한 성분에 대해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이드인 코리아’ 팩이 인기를 끌면서 ‘think with Google’에서 2016년 대비 검색 량이 173% 증가해 떠오르는 키워드로 소개되는 등 한국식 피부 관리법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양한 형태의 올인원 키트 제품들. 출처=미국 헬스&뷰티 메거진 ‘HEALTH’

화장품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비건 스킨케어의 중요성 대두되고 있고 민감한 피부를 위한 무향, 저자극 천연성분 제품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노화예방을 위한 데일리 케어의 중요성이 이슈가 되면서 노화방지 성분과 관련 화장품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이외에도 시간과 편리성을 고려한 올인원 키트와 멀티 기능을 갖춘 합리적인 메이크업 제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진입장벽 낮지만 브랜드평가 까다로워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눈여겨보는 또 다른 이유는 진입 장벽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규모가 크면서도 관세와 비관세 규제가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기능성 화장품을 제외하고 일반화장품은 FDA 자율등록(Voluntary Cosmetics Registration)만 하면 진출할 수 있으며, 최근 한류와 미국 내 트렌드가 맞물려 진출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다양한 위협 요인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미국 내 화장품 브랜드 점유율을 살펴보면 10위권 내 미국 브랜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또 소비자들은 합리적이지만 까다롭게 브랜드를 평가하고 선택한다. 이에 따라 신규 브랜드일수록 소비자에게 자사의 브랜드를 제대로 알리고 마케팅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뷰티 관련 전문가들은 현지 진출 시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소비자들은 좋은 성분과 트렌디한 제품을 선호하지만 진출에 꼭 필요한 요소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브랜딩이며,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소비자와 관계를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 진출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말을 인용해 미국시장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SNS 인플루언서 Jamie Quezada는 “가장 주목할 만한 트렌드는 셀러브리티들의 화장품 출시로, 최근 1년 동안 판매기록을 갱신한 브랜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으며, 또 다른 유명 인플루언서 Sarah Boyd는 “소비자들은 좀 더 좋은 성분의 멀티기능 제품을 선호하지만 미국시장 진출에 꼭 필요한 요소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브랜딩”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한류열풍으로 한국 화장품 선호현상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아이돌그룹 BTS를 기다리는 팬들. 출처=미국 CNBC

K-뷰티 인기 상승…유통체인 입점 활발

한편 글로벌 시장통계기관 GTA(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화장품 주요 수입국 중 한국은 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대비 46% 성장한 것으로 K-Beauty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품 수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미국 내 세포라 매장에 입점해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한국화장품은 대형유통체인 코스트코와 할인점 Marshall에 입점했다. 바닐라코와 리더스 코스메틱은 뷰티 편집숍 라일리로즈에 입점했고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 또한 온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어 미국 유통시장에서 K-Beauty 화장품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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