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폐질환· 폐렴 등 합병증 유발 위험

[질병탐구/기관지 확장증] 한서구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한서구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상태를 유지하겠습니다. 외출할 때는 꼭 황사마스크를 착용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언제부턴가-정확히는 2015년부터- 일기예보를 들을 때면 함께 듣게 되는 얘기다.

이처럼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오염이 점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현대인들의 기관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기침, 가래 등 기관지 질환이 심해질 경우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그 원인을 찾아 하루빨리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관지 망가져 발생… 폐감염 등 원인=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벽의 근육과 탄력 성분의 파괴로 기관지가 영구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기관지확장증은 발병 이후 계속된 염증 반응으로 질환이 악화되고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염증이 폐포까지 깊숙하게 침투할 경우 심한 객혈이나 폐렴, 전이성 폐농양, 농흉, 폐성심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원인은 폐감염, 기도폐쇄, 체액성 면역저하, 류마티스 질환 등 다양하다. 먼저 바이러스, 폐결핵 홍역 또는 백일해 등에 의한 폐감염은 흔히 알려진 기관지확장증의 감염성 원인이다. 특히 소아 때 앓은 홍역, 백일해는 성인이 된 후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지 또는 기도 내에 이물질이 있거나 염증으로 인해 부은 임파선 조직들이 폐조직을 침범하는 기도폐쇄도 원인 중 하나다. 또 면역글로불린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있다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폐감염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기관지확장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도 질환이 진행되면서 합병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을 유발한다.

이 외에도 원발성 섬모운동기능장애 등 외부로부터 들어온 먼지나 세균을 가래로 만들어 밖으로 배출시키는 섬모가 손상되면 염증을 일으키고 기관지확장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관지확장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만성기침‧가래‧객혈 등 한달간 계속되면 의심=기관지확장증의 주된 증상은 만성기침, 가래, 객혈이다. 이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도 있지만 한두 가지만 지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감기 같은 상태가 한 달 이상 계속 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숨이 차 누워서 잠들기 힘들 정도로 발전할 수 있고, 심한 가래와 만성기침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기관지가 파괴돼 객혈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이처럼 증상이 심해질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발병이 의심된다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기침과 가래는 흔한 감기증상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많은 양의 가래가 나오거나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크다. 만성적인 세균감염으로 인해 냄새가 다소 고약한 가래가 나올 수도 있다. 기관지확장증이 악화된 일부의 환자들에서는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숨을 쉴 때마다 호흡이 딸리거나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혈액이 섞인 가래를 기침과 함께 배출해내는 증상을 객혈이라고 하는데, 객혈은 기관지확장증의 흔한 증상 중 하나로 보통 경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대량으로 객혈을 배출할 수 있는 만큼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지확장증은 일단 기관지의 변형이 시작된 상태로 단순 기침약과 감기약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늘어난 기관지가 수축되지 않고 그대로 변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며 “기관지확장증이 의심된다면 시급히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다양한 폐질환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의 유발을 막을 수 있다. ·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