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뷰티체험시설 안전관리 ‘비상’

정춘숙 의원 “화장품 개봉상태 방치 세균감염·오염 우려…위생관리 강화해야”

어린이 체험용 화장품의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키즈카페나 전용스파와 같은 어린이 뷰티 체험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반해 이들에 대한 사후관리는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은 31일 이 같은 지적하고 어린이 뷰티체험시설에 대한 실태조사와 위생관리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해 5월 전국 초·중·고등학생 47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생 42.7%, 중학생 73.8%, 고등학생 76.1%가 색조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최근 새로운 어린이 뷰티체험시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키즈카페의 어린이 체험용 화장품은 개봉된 상태로 장시간 노출돼 있고, 불특정 다수가 사용한다는 점에서 화장품 판매업소의 ‘테스터 화장품’과 유사하다.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공동으로 진행한 ‘테스터 화장품 실태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매장 16곳에서 42개 테스터 화장품을 수거 검사한 결과 14개 제품(33.3%)이 황색포도상구균 등 미생물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될 경우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과 오심(구역)을 일으킬 수 있으며, 눈에 감염되면 세균성 각막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당시 소비자원은 “테스터 화장품은 뚜껑 없이 개봉된 상태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공기 중의 먼지와 습기, 사용자간의 교차오염 등으로 인해 위해미생물이 쉽게 오염·증식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어린이 화장품 체험시설의 화장품도 테스터 화장품처럼 미생물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보건당국의 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실제 이러한 어린이 화장품 체험 시설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부작용 호소도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후기를 살펴보면 ‘립스틱, 파우더를 발랐는데 트러블이 생겼다’, ‘립스틱을 돌려가며 쓰는 모습을 보니 위생이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위생관리가 각별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최근 증가하는 어린이 화장품 체험시설]

현재 키즈카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키즈카페 내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은 지자체에 일반 또는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해 식약처의 위생관리 대상이다. 놀이기구가 위치한 공간은 관광진흥법상 기타유원시설업에 해당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놀이시설 점검의 경우 점검대상 놀이기구가 한정돼 있고, 안전성 검사에 국한하고 있어 위생관리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정 의원은 “현재 어린이 화장품 체험시설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은 개봉된 상태로 노출돼 있고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고 있어 세균 감염이 우려된다. 립스틱과 같은 제품은 교차오염 가능성도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속히 어린이 뷰티체험시설에 대한 실태조사 및 위생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후속대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사각지대를 선제적으로 발굴·관리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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