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 기름기 너무 많거나 적게 먹으면 생긴다

담석증, 2012년부터 2016년까지 21% 증가

중년여성 김민영(46/서울 중구)씨는 두어 달 전부터 과식을 한 날 밤이면 복통에 시달려왔다. 아플 때에는 허리도 펴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아프다가,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통증이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됐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되자 김씨는 소화기 특화병원을 찾았고, 검사 후 담낭(쓸개)에 담석과 용종이 있어 수술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이라는 말에 크게 걱정했지만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통해 흉터 없이 담석을 제거했고 다음 날에 퇴원할 수 있었다.

김씨가 앓은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담도)에 돌이 생기는 병으로, 돌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간내 담석, 담도담석, 담낭담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담석증은 최근 들어 유병률이 부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담석증 환자수 12만7086명에서 2016년 15만3844명으로 4년새 21%가량 증가했다.

전문의들은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 가운데 특정 성분이 뭉쳐져 돌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병률이 높아진 데에는 과거보다 진단기술이 발전해 초음파 등의 검사로 인해 질환의 발견이 용이해졌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문제는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서 담석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여성 담석증 환자가 남성보다 10% 많았으며, 특히 20∼29세 여성의 경우 5년간 환자 수가 15,806명, 남성 9,677명으로 남성보다 약 63%가량 더 많았다.

전문의들은 젊은 여성에게 생기는 담석증은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아닌 다이어트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대 여성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지방섭취가 극도로 제한돼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돼 담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담석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인데, 환자들은 보통 체했다거나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흔히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며, 발열이나 오한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담석증의 복통은 명치 부위에서 흔히 발생하고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5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갑자기 멀쩡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담석이 담낭관을 막아서인데, 담낭관 폐쇄가 심해지면 담낭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심한 복통은 물론 오심, 구토, 열이 나면서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해 ‘방바닥을 구를 만큼’ 아프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우측 늑골 하단 또는 오른쪽 어깨나 오른쪽 등 부위로 옮겨갈 수 있다.

특히 담석증의 복통은 고지방 음식 섭취 후나 과식을 하고 난 후 잘 나타나는데, 주로 밤중이나 새벽에 잘 발생한다. 

담석증의 치료는 담도 담석이냐, 담낭 담석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담도 담석의 경우, 과거에는 개복 수술로 담석을 제거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담석을 제거하는 방법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간외담도 담석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시경을 삽입해 담석을 제거하고 있다.

담낭 담석의 치료는 수술로 담낭 자체를 떼어내 버리는 담낭 절제술이 가장 확실하다. 약물 치료는 안전하고 부담이 적으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일반적이고, 재발률도 높기 때문이다.

수술로 담낭을 제거한 후 소화기능 및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까봐 사람들이 많은데, 외과 전문의들은 “수술 후에도 특별히 음식을 가리거나 담낭의 기능을 보조해 주기 위한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일은 없으므로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담낭 담석의 치료 여부는 증상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무증상의 경우엔 그냥 지켜보는 경우가 많으며,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담낭벽이 두꺼워진 경우, 담석의 크기가 2~3cm 보다 큰 경우, 담낭 용종이 같이 있는 경우, 담석이 여러 개면서 크기가 다양한 경우, 기대 수명이 20년 이상 남은 경우에는 치료를 권하는 추세다. 또한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새로 생기거나, 담낭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당연히 치료를 해야 한다. 문제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증상이 담낭과 관련된 증상이라고 미처 생각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단순히 위의 기능이 약하거나, 위와 관련된 증상이라고 생각하여 제 때에 담석증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따라서 잦은 식후 소화 불량이나 위경련, 급체 등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위내시경뿐만 아니라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담낭 질환의 가능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편, 담낭 담석의 수술에 있어서는 주로 개복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이 선택된다. 복강경 수술이란 복부를 크게 절개하지 않고 배꼽이나 명치 부위에 1cm정도의 구멍을 3~4개 정도 뚫고, 그 안으로 배 안을 들여다보는 카메라인 복강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수술이다. 개복수술보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이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는 복강경 수술이 당연시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이 개발돼 흉터가 거의 없는 담석 제거가 가능해졌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오직 배꼽 한 군데에만 작은 구멍을 뚫고, 이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모든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한다. 배꼽 부위에 뚫는 하나의 절개창의 크기는 약 1cm 정도에 불과하다. 획기적인 수술법이지만 아직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소화기 특화병원 비에비스 나무병원 송대근 소화기외과 전문의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 담낭을 제거할 경우, 절개창의 수가 하나이므로 통증이 적고, 일상 생활로 복귀하는 시기가 빠르며 상처가 배꼽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아 미용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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