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반 의료-제약-식품 접목 ‘영역 넓히는 K-뷰티’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2/ 4차 산업혁명과 보건산업의 미래] 이경구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 팀장

<화장품-융합형 미래 신기술>

4차 산업혁명은 좁게는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하지만, 넓게는 IT뿐만 아니라 BT, NT 등 다양한 기술 간의 융복합을 통해 산업이 혁신적으로 변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후자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화장품 신기술을 폭넓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뇌과학 융복합 감성화장품 부

세계적인 화장품 학자들은 미래에는 피부과학과 신경과학, 인간 감성과학의 융합에 기반을 둔 감성화장품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견한다. 

감성 화장품은 기존의 기능성 화장품과 차별화된 새로운 영역으로서 피부와 뇌, 또는 피부와 신경내분비 기관과의 상호 작용을 고려해 개발되는 화장품이다. 이에 따라 화장품을 눈으로 보거나 향을 맡거나 바를 때 느끼는 감성, 인지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신경 내분비계를 통해 기억력 증진 등의 효능을 기대하는 신경과학과 피부과학의 융합 연구까지 시도되고 있다. 

△미생물학·면역학 기술접목 확산

그동안 미생물은 화장품에 서식하지 말아야할 생물체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군집(Microbiome)은 인체 제3의 기관이라 불리며, 조직과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규명돼 생리학적, 면역학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로레알 등 선진 기업들은 미생물 생태계와 이를 조절해 피부 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화장품을 연구하고 있어, 앞으로도 미생물학, 면역학의 화장품 기술 접목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IT활용 맞춤화장품 새 패러다임

4차 산업혁명을 일컬을 때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반기술은 역시 정보통신기술이다. 특히 소비재인 화장품산업에서 소비자의 수요는 계층별로 다양하고, 인기 있는 제품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IT기술을 활용해 현재 시장의 요구를 재빠르게 포착하고 이를 개발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제품 제조 단계에서도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획일적인 대량생산 시스템을 탈피해 현장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가 등장하고 가정에서 자신이 사용할 화장품을 DIY로 제조하는 주체적인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IT기술이 접목돼 마스크팩을 만들어주는 기계나 피부 색상을 측정해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주는 기계가 개발되고 심지어 3D 프린팅을 통해 메이크업을 직접 해주는 제품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한 화장을 하기 전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메이크업을 해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등장했고, 또 증강현실(AR)기술을 이용해 유통 현장에서 화장품의 바코드를 찍어 해당 제품을 가상으로 발라보기도 한다. 

이외에도 화장품의 기능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융복합 뷰티디바이스 기술이 꾸준히 개발·발전되고 있다. 미래에는 고객의 피부구조를 스캐닝해 동일한 구조로 제작한 인공피부로 화장품을 테스트하는 맞춤형 개발 서비스도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식품 등과 융복합도 활기

화장품과 인접산업 간의 융복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개념의 영역도 창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의약품이나 식품과의 융합이다.

최근 화장품의 효능·안전성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의약품 수준의 효능·안전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른바 코스메슈티컬, 메디컬 코스메틱 등으로 칭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법적으로 화장품의 효능을 일정 수준 이상 표시·광고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최근에는 법률 상 기능성화장품의 영역이 아토피, 여드름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되기도 했으며 앞으로 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부각될 것은 분명하다.

식품과의 융합도 활발하다. 이미 많은 화장품·식품 회사들은 식이를 통해 영양소와 항산화 물질 등을 공급함으로써 피부, 모발, 손톱을 보호하거나 치유하는 피부 개선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너뷰티 또는 뉴트리코스메틱, 뷰티푸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시장은 일본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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