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편중 지양 혁신신약 R&D역량 강화 관건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2/ 4차 산업혁명과 보건산업의 미래] 국내 제약사 신약개발 과제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이 같은 주장은 국내 제약사 수출비중이 제네릭에 편중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제약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추진 현황 및 전략 보고서’를 통해 제약사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선진시장에서의 무리한 영업력 확보가 아닌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약 파이프라인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한 R&D 투자확대와 M&A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R&D, M&A 등 전략적인 접근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즉 신약개발의 리스크와 국내 제약사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공동M&A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와 R&D 큰 차이

제약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R&D 집약도가 높지만 국내 제약사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투자가 저조한 실정이다. 반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은 매출액의 15~30%를 신약개발에 투자하는 등 R&D 비율에 있어서 국내 제약사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경우 2014년 매출액의 17.1%인 99억달러를 R&D에 투자했으며 글로벌 바이오기업인 암젠은 21.4%인 43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국내 기업의 경우, R&D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20%인 1억4500만달러를,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은 5.7%인 5500만달러를 각각 투자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생명과학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신약개발의 확보방법으로 M&A를 통한 외부 R&D 역량 흡수가 주요 전략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례는 글로벌 제약사의 M&A 흐름에서도 잘 나타난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2000년 워너 램버트를 900억달러에 인수하여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를 확보했으며 길리아드도 2011년 파마셋을 110억달러에 인수하여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를 파이프라인에 편입시켰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동안 전 세계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M&A는 총 1938건, 평균거래금액 92억7000만달러이다. 2014년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내 M&A 규모는 약 2100억달러로 2013년 900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노바티스, 머크 등 상위 글로벌 제약사 뿐 아니라 액타비스 등 글로벌 제네릭기업도 신약 파이프라인 확충 차원에서 대규모 M&A 열기에 가세했다. 

다소 뒤늦은감이 있지만 국내 제약사의 해외 M&A와 지분투자 건수가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광약품이 2014년 덴마크 중추신경제 전문 바이오벤처인 콘테라 파마를 인수한데 이어 한미약품이 2015년 미국 안과전문 R&D 벤처기업인 알레그로사와 전략적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녹십자가 심혈관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미국 바이오 벤처회사 ‘유벤타스 세라퓨틱스’에 750만달러 지분을 투자했다.

조명 받는 벤처인수는 비현실적

보고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M&A를 실시할 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1위 제약사의 매출이 지난해 1조3000억원인 점을 감안할때 선진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고 있는 바이오벤처의 인수는 너무 가격이 올라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비교적 저평가된 바이오벤처나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분야가 아닌 니치버스터 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업체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미국 희귀의약품법에 따라 세제혜택과 7년 독점권이 보장된데다 약가가 높고 허가 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FDA가 정의하는 희귀질환은 미국내 환자 수가 20만명 이하인 질환으로 2005년까지 총 7000개의 희귀질환이 발견됐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들어 글로벌 제약사가 희귀질환 치료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블록버스터급 후보에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는 “규모 확대 등을 위한 국내 상위제약사간 M&A도 추진이 가능하다”면서 “일본 제약사도 1990년대부터 해외 M&A와 국내 M&A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국내 제약사의 수출비중이 상승하고 있으나 신약이 아닌 제네릭 위주”라면서 “제약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제네릭 수출과 더불어 신약개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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