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장품이 중국과 동남아를 넘어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국내 화장품업계의 타격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의 유럽 수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어 수출선 다변화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대유럽 수출은 2009년 920만유로(한화 약 110억5000만원)에서 2016년 9249만유로(한화 약 1111억1500만원)로 10배 이상 급증해 유럽 내 한국화장품의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의 EU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0.54%에서 3.02%로 5.6배 증가했다.
특히 패션에 민감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젊은 여성들 중심으로 한국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SNS가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구매 열기는 주력 시장인 영국과 독일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사장 김재홍)는 최근 ‘유럽 주요국 화장품 시장 동향과 우리기업 진출방안’ 보고서를 발간하고 유럽시장으로의 국내 화장품 진입 가능성을 이같이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화장품 시장은 2015년 기준 약 770억유로(91조원)로 전 세계 시장의 30.4%를 차지하는 세계 1위 시장이다. 여기에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는 전 세계 화장품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핵심국가이기도 하다. 국가별 시장 규모는 독일이 134억유로로 가장 크고, 그 뒤를 영국(125억유로), 프랑스(113억유로)가 잇고 있다. 제품 유형별로는 기초제품이 25.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럽시장은 그동안 한류를 등에 업은 K-뷰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 동남아, 일본과 달리 한국 화장품의 시장점유율이 미미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유럽 내 한국 화장품이 새로운 위상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선호하는 한국 화장품은 색조제품 중에서도 피부보호는 물론 자외선 차단·주름개선 효과가 있는 BB크림, CC크림이다. 이렇게 한 가지 제품으로 여러 기능을 포함한 ‘한국형 멀티기능 화장품’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저성장에 따라 지갑이 얇아진 유럽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한국 화장품에 차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물모양 마스크팩, 과일모양의 독특한 용기에 들어있는 핸드크림 등 창의적인 디자인도 우리 화장품의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K-뷰티의 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패션이나 뷰티에 신경을 많이 쓰는 남유럽 국가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색조 화장품이나 천연재료를 활용한 화장품으로 우선 공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향후 제품 인지도를 쌓은 후 중유럽 국가 시장이나 남성화장품, 프리미엄 제품시장으로 공략 범위를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이와 더불어 K-뷰티의 성공적인 유럽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드럭스토어나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을 활용한 전통적인 판매채널 이외에도 새로운 제품 사용에 호기심이 많고, SNS 공유를 통해 유행에 민감한 10∼20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해야 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이제는 우리 화장품이 중국, 동남아에 머물지 않고, 세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유럽 등 주력시장에서 경쟁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면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럽 소비수요의 철저한 분석과 한국 특유의 독창적인 제품 개발, 새로운 홍보채널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