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동경이나 오사카에 가 보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즐비하다. 우리나라 유학생들도 번화가와 가까운 학교 근처에 방을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나 도심에서 30분만 나가도 사람들이 살지 않는 빈집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서울이나 부산, 광주 같은 대도시에선 전세를 구하기 힘들지만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만 나가면 불이 켜지지 않은 빈집이 수없이 많다. 도시화와 산업화 그리고 노령화가 겹쳐서 생겨난 결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만치 우리나라나 일본 노인들은 여생을 시골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인건강과 복지면에서 본다면 이런 현상은 득보다는 해가 되기 쉽다.
노인이 될수록 대인관계가 많아야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다. 외국에선 벌써 오래전부터 노인들만을 치료하는 노인전문병원이나 요양원을 없애고 일반병원에서 젊은 환자들과 섞여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들이 잘 걸리는 이른바 생활습관병은 이런 주변환경과도 영향이 많다. 핵가족보다는 대가족이 바람직하고 노인이 될수록 대도시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것이 바람직하다. 시골이라 하더라도 따로 사는것보다는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병 등 현대의학으로 다스리기 어려운 대부분의 노인들이 겪는 비전염병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발생하고 악화한다.
그러나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외롭고도 고독한 생활환경이다. 나이 먹어서도 보람을 느끼며 의욕을 가지고 일을 계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얼마 전 일본TV에서 동경의 성루가병원 의사로 있는 히노하라(日野原)박사의 대담을 본 적이 있다. 그는 105세지만 아직도 환자를 보는 명예원장이다. 히노하라 박사는 나이를 먹을수록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일거리가 있어야하고 일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본인은 일생동안 현역인생을 살아왔고 그러기 때문에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사람이 오래 살수록 재미가 있어야 하고 소일거리가 있어야 한다. 장기나 바둑도 좋다. 그림이나 붓글씨를 쓰는 것도 좋고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 한 봉사활동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도 좋다.
그에 따르면 노인들의 가장 큰 적은 고독과 소외감이라고 했다. 맞는 얘기다. 누구나 소일거리를 찾아서 기분 좋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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