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주진우 회장(좌) CJ프레시웨이 문종석 대표(우)
식품업체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수직계열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워크아웃 중인 한국제분과 계열사인 동아원에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투자해 동아원 그룹을 일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제분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인수는 종합식품기업을 향한 사조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 결실을 맺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한국제분의 제분사업을 인수함으로써 밀가루를 활용한 식품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룰수 있게 됐다.
사조그룹, 한국제분 인수로 종합식품기업 비상
그룹 내 식품 계열사에 밀가루를 직접 공급 함으로서 원재료 부문에서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그룹 식품계열사인 사조산업,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도 밀가루 수요가 많아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수직계열화란 모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제조, 유통, 판매 등과 관련된 기업들로 계열사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즉,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원료 산출에서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생산과정 전체에 관련된 기업을 계열사로 두는 것을 의미한다.
사조산업은 원양 어업을 모태로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1980년 사조씨푸드를 통해 참치 캔 등 수산물 가공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2004년 사조해표, 2006년 사조대림, 2007년 사조오양, 2010년 사조남부햄을 인수하며 보폭을 넓혔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사조그룹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식품(사조산업, 사조씨푸드) 58%, 원양(사조산업, 사조씨푸드, 신사조) 30%, 축산 및 육가공(동화농산, 청림축산, 우리들) 9%, 레저(캐슬렉스 서울) 3%로 추산된다. 영업이익 비중은 식품 41%, 원양 26%, 축산 15%, 레저 19%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식품 사업부 내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은 수산물 가공 48%, 수산캔 20%, 장류 8%, 김 및 기타 24%이다. 원양 사업부 내 선망과 연승 비중은 각각 60%, 40%로 추산된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사조그룹이 지난 해 계열사 간 합병(사조인터네셔널-사조시스템즈) 및 지분 스왑을 통해 ‘3세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 사조오양, 사조씨푸드 등 계열사'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사조 그룹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디스카운드 원인이었던 지배구조 이슈가 일단락된 셈이다.
사조산업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며 사실상 전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지주사이다. 사조씨푸드(사조산업 지분율 62.1%) 및 캐슬렉스서울(사조산업 지분율 79.5%)은 사조산업의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며, 사조해표 및 사조대림(사조대림은 사조오양 지분 54.8%보유)은 지분법으로 반영된다. 참고로 사조산업은 사조해표 및 사조대림 지분을 각각 23.8%, 22.4% 보유하고 있다.
심은주 연구원은 2017년 사조산업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7036억원(전년대비 +4.6%), 609억원(전년대비 +14.9%), 지배순이익은 전년대비 +40.6% 증가한 499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조산업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6728억원(전년비 -25.7%), 영업이익 530억원(전년비 +55.4%), 지배순이익 355억원(전년비 +85.8%)으로 예상된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체질강화와 역량을 집중해 나아갈 계획이다”면서 “동아원 인수를 통하여 사조그룹의 매출4조원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 송림푸드 인수로 HMR 진출 모색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11월 조미식품 전문회사인 송림푸드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소스라인 확대와 HMR(간편편의식) 등 식품제조 분야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09년 CJ그룹 식품계열 통합 이후 유통망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따라서 이번 인수는 유통과 제조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이번 인수는 타깃층 세분화를 통한 시장 공략과 고객사와의 협업구조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내다보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외식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2조32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 대비 12.3% 증가한 것으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 2조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창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의 매출성장 요인은 주력 사업인 식자재 유통부문과 단체급식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장기 경기침체와 청탁금지법 등 사회적 이슈로 외식 소비심리가 사상 최악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 1위 기업인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부문에서 꾸준히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수주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1인가구 증가와 핵가족화로 인해 HMR 시장이 커지면서 원료 공급이 증가한 부분도 외형 성장에 기여했다.
CJ프레시웨이는 송림푸드 인수를 계기로 식자재 시장 1위를 확고히 하고 올 매출 3조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남성현 연구원은 “송림푸드가 다양한 소스와 분말 시즈닝(양념), HMR(가정간편식) 등 1000여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CJ프레시웨이의 사업 영역은 대폭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송림푸드가 10여종의 PB(자체 브랜드)상품을 생산하고 있어 직접 HMR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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