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식품은 밥상위의 가습기살균제”안전성 우려

‘Non-GMO 독소조항’ 과도한 규제 지적…민간단체·정치권 식약처 고시강행 규탄

개정된 유전자변형식품(GMO) 등의 표시제가 지난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민간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어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GMO반대전국행동과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지난달 국회 정론관에서 GMO 고시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민간단체와 정치권에서 GMO 표시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은 GMO표시 완화, Non-GMO 표시 규제 등으로 요약된다.

‘GMO 완전표시제’에 역행

민간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식품에 GMO 내역을 모두 표시하는 ‘GMO 완전표시제’가 추진되고 있지만 개정된 ‘GMO 등의 표시기준’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정된 ‘GMO 등의 표시제’에 따르면 유전자변형식품 표시 범위가 확대됐지만 ‘제조·가공 후 유전자변형 DNA 또는 유전자변형 단백질이 남아 있는 모든 원재료’로 국한한 관계로 오히려 완화됐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한다.

이로 인해 GMO를 원재료로 해서 만든 식품 즉, 간장·식용유·당류·주류 등도 GMO 유전자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합법적인 길을 터주게 됐다.

식약처는 한 술 더 떠서 최근 개정된 모법인 식품위생법에서도 규정하지 않은 非유전자변형농식품(Non-GMO) 또는 無유전자변형농식품(GMO free)에 대한 규제조항을 지난 4월 행정예고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 개성고시(안)에 담았다.

美 등 Non-GMO 표시 규제안해

민간단체와 정치권은 이 같은 처사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과도한 독소조항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Non-GMO나 GMO free 표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기존 법규나 제도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시민운동차원에서 도입한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당연히 자율적인 운영 규정과 체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자국 관련 법규와는 달리, 현재 220개 브랜드업체가 참여해서 종자 0.1%, 식품 0.5%, 사료 0.9% 등 자율적인 Non-GMO 표시와 관련한 비의도적인 혼입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대다수 나라들도 시민 자율의 Non-GMO 표시에 대해 법규로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들 민간단체와 정치권은 지난해 6월 반대 의견을 전달했음에도 식약처가 이를 무시한 채 과도한 규제를 덧붙여 GMO표시 고시를 강행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번 식약처 GMO표시 고시에서 법을 초월한 고시란 비난을 사고 있는 Non-GMO표시 기준과 관련한 별도의 규제 조항을 신설하기 보다는 민간자율에 맡기는 것이 마땅하다”고 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작 시민자율 영역인 Non-GMO 표시를 법으로 차단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GMO 완전표시제에 다가서기 위해 애써 온 국회와 시민사회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식약처는 Non-GMO 표시를 GMO 표시대상 원재료에 한해서만 허용하고 있다. GMO 표시대상 원재료가 아닌 쌀과 과일, 채소 등 일반 농산물에는 Non-GMO 표시를 할 수 없다. 자칫 소비자가 GMO 표시가 있는 식품을 제외한 모든 식품을 Non-GMO로 오인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라고 항변한다.

즉 GMO로 개발되지 않은 파인애플·바나나·오렌지 등 수입식품에 Non-GMO를 표시하면 외국산의 소비가 늘어 국내산 농산물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게 식약처의 논리다. 때문에 우리 농산물을 지키기 위해 Non-GMO 표시제를 규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법규가 GMO 표시대상 원재료에 해당하는 국내산 농산물도 Non-GMO 표시를 하기 어렵게 하고 있어 식약처의 주장에 설득력을 잃게 한다. Non-GMO 표시를 위해서는 GMO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야 하며 원재료의 함량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비의도적 혼입도 일체 인정하지 않는다.

소비자단체는 비의도적인 혼입치를 유럽 기준인 0.9% 이내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단체는 국제적인 추세인 비의도혼입치 0.9% 이내도 아닌 불검출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주장한다. 비의도적 혼입은 일반 농산물 속에 유전자 변형농산물이 바람 등에 날려 GM 작물이 의도하지 않게 다른 곡물에 섞이는 것을 말하는데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GMO식품, Non-GMO 표시 추진

김현권 의원 등 37명의 국회의원은 지난해 ‘GMO 표시기준 고시안에 대한 국회의원단 의견서’를 통해 “GMO식품은 밥상위의 가습기살균제와도 같다”면서 “가습기살균제도 시중에 유통될 당시 정부당국이나 전문기관 조차 유해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경고했다.

또 “GMO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인 논란은 여전하지만 GMO 식품의 안전성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영유아와 청소년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책무와 함께 보다 나은 건강을 위해 안전한 식품을 선택할 국민의 권리를 정부는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따라서 식약처는 원료 사용이 아닌 검출 잣대를 내세워 사실상 GMO표시제를 무력화할 뿐 아니라 시민자율 영역인 Non-GMO 표시까지 가로막은 과도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권 의원은 “GMO 완전 표시제를 바라는 20대 국회의원들은 뜻을 모아 식품위생법을 고쳐서 GMO원료 사용을 잣대로 GMO 완전표시제를 실현하고 시민 자율 Non-GMO 표시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원은 또 “대만과 같이 학교급식법을 통해 학교급식에서 GMO를 완전히 배제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성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