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정신건강을 위한 명상법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1959년에 미국의 미네소타주립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과정을 받던 시절, 같은 보건학 전공 학생이라도 의사들은 반드시 정신보건과 보건영양을 수강하도록 했다. 당시에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다. UNICEF의 영양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단백질이나 칼슘의 부족을 막기 위해 멸치를 볶아서 가루로 만들어 쌀죽에 섞어 먹이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그만치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정신병환자는 많지 않았다. 그 당시에도 미국에는 각 주마다 수많은 정신병원이 있어서 정신병자들이 입원, 치료하는 곳들이 흔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청량리 정신병원과 서울대학병원의 정신병동이 있을 뿐이었다.

어느 날 강의 시간에 정신보건학교수가 정신병자가 많아야 선진국가가 된다고 했다. 세상이 좋아질 수록 정신병자는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런 수많은 정신병은 의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며, 종교의 힘, 사회사업단체의 협조도 구해야 한다고 했다. 모두 다 새로운 얘기였다.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이 정신건강에 명상법이 좋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나 일본 그리고 인도에 가면 절에서 참선을 많이 한다. 명상법은 이런 참선법에서 종교적인 색체를 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근래 일본에서도 이 명상법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가지 잡념이나 불안과 스트레스를 없애는데 명상을 하면 아무런 약 없이 정신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첫째로 우선 똑바로 앉는다. 절에서 참선을 할 때와 같이 가부좌를 할 필요는 없다. 의자에 앉는다면 다리를 꼬지 말고 의자에 기대지도 말라.

두 번째로는 눈을 감고 세 번째로는 조용히 호흡을 하되 잡념을 없애기 위해 모든 생각을 버리고 자기 호흡에 정신을 집중한다. 이렇게 해서 최소한 3분은 명상해야 한다. 이 명상법으로 노이로제와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일본의 정신과 의사들은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세상살이는 고민과 스트레스로 얼룩질 경우가 많다. 가능하다면 하루에 아침, 저녁으로 이렇게 명상을 하면 잠도 잘 오고 혈압도 정상으로 되돌아가며 쓸데없는 잡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요새 절에 가서 탬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참선이다. 이런 참선에서 종교적인 색깔을 뺀 것이 바로 명상법이다. 중년 이후 마음에서 생겨나 육체에 나타나는 이른바 심신병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건신문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