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성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흰색 식품의 대표로는 흰 쌀, 하얀 밀가루, 흰 설탕, 흰 소금, 새하얀 조미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다섯가지 음식은 은연중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재료가 된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렇게 백색 음식은 왜 나쁜 것일까.
우선 흰 쌀은 다 익은 벼를 정제할 때 7분도, 9분도 하면서 껍질과 함께 가장자리를 많이 벗겨내면서 좋은 영양소들이 함께 떨어져나가서 보기에는 흰 쌀밥이 깔끔해 보이고 소화도 금방 되지만 영양소 측면에서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외피만 살짝 벗겨낸 쌀을 현미라고 하는데 현미에 비해서 백미는 당화지수가 높고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밥을 먹은 후 금방 혈당이 올라가고 영양소 부족으로 인해서 각종 성인병, 특히 당뇨병이나 비만을 유발하기 쉬울 뿐 아니라 영양소 부족으로 인해서 피로가 쉽게 올 수 있다.
백미는 섬유질 또는 껍질을 여러 번 도정하여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위장 내의 소화 흡수율이 높지만 현미에 비해 염산이 , 비타민 B1이 , 비타민 E가 ⅓, 철분이 ½ 정도로 적게 들어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 그리고 섬유질 부족과 탄수화물의 과잉섭취로 비만과 변비, 당뇨를 유도하며 아토피 피부염과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단맛 '탄수화물 중독' 유발 악순환
흰 밀가루 역시 통밀이나 오트밀에 비해서 잘 정제되어 소화가 쉽게 되고 빵을 만들었을 때 부드러운 모양으로 되기 때문에 먹기도 쉽지만 누런 빵에 비해서 역시 당화지수가 높고 섬유질이 낮기 때문에 모다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고 혈당이 금방 올라가서 당뇨병이나 비만,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부드럽게 녹는 맛과 단 맛은 음식중추를 자극해서 자주 밀가루음식을 찾게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자주 먹을수록 탄수화물중독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비만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흰 설탕은 정제를 많이 했기 때문에 색깔이 고와서 다량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고 당도가 높으며 역시 당화지수가 높아서 짧은 시간에 혈중 포도당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과식이나 비만, 고혈당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흰 소금도 정제를 많이 해서 고운 소금으로 조리하거나 간을 맞출 때 많이 사용하게 되면 우리 미각중추에서 매우 당기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점점 짠 음식을 찾게 되고 고나트륨 성분으로 혈장액을 늘리고 고혈압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 섭취량은 WHO기준보다도 훨씬 많은 하루 15그람 정도의 염분을 섭취한다고 알려져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하겠다.
우리가 흔히 소금이라고 부르는 꽃소금은 99%가 염화나트륨으로 가공 중에 천일염에 원래 포함되어 있던 미네랄 성분이 완전히 제거된다. 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흰 소금 중에는 짠맛을 덜 느끼도록 화학조미료가 첨가된 종류도 있다.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관의 염분이 물을 끌어들여 혈압이 올라감으로써 뇌졸중과 심장병의 발생률을 높인다.
영양 불균형도 인체 면역계 약화시켜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 해로우며 위암에도 좋지 않다. 과도한 염분이 위 점막에 손상을 초래해 다른 발암물질이 위 점막에 침투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다. 또한 염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뼈 속의 칼슘까지 함께 빼앗아가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흰 조미료 또한 음식에 감칠 맛을 내게 되어 대부분의 외식업종인 음식점에서 이 조미료를 많이 넣지 않으면 손님들이 자주 찾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많은 음식점들이 경쟁적으로 사용하여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조미료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조미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식후 졸리움 현상이 오기도 하고 일종의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문제로 우리 신체의 내분비기능의 부조화가 올 수도 있다.
이러한 백색식품 선호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이들 식품의 폐해를 충분히 공부하고 익혀서 식단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며, 특히 주부님들이 이러한 영양불균형 문제가 향후 청소년 및 젊은 사람들이 만성질환에 고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서 백색식품을 적게 쓰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간장이나 콩 같은 자연발효식품을 즐기고, 현미나 통밀 등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설탕을 적게 쓴다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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