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원 시 가장 중요한 것

[병원경영 컨설팅] 김진호 엠서클 솔루션사업부장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병원을 개원할 때에도 맞는 말이다. 단독개원을 준비한다면 챙겨야 할 세세한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공동개원을 하면 비용 부담 등 많은 고민거리들이 훨씬 수월하게 해결되어 병원의 틀을 갖추고 경영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 이러 이유로 개원가에서는 단독개원보다 공동개원을 선호하고 있으며, 병원급 규모의 설립이 증가하고 있다.

공동개원은 참여하는 구성원에 따라 특정 전문진료영역을 표방하거나 연합의원의 형태로 구성하는데, 진료과의 특성, 지역 내 경쟁 진료과 및 병원의 현황, 지역민의 구성, 유동인구, 교통현황 등을 꼼꼼히 살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동개원을 희망하는 의사는 먼저 함께 병원을 경영할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개원 파트너 선택 시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르는 사람은 평소 친한 사람, 사람 좋다는 평을 듣는 의사다. 하지만 다른 동업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좋은 관계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되기란 쉽지 않다.

이때, 관계를 오래 지속되게 하는 것은 상대방의 성격이나 인품보다, 공동의 목표와 경영 기여도에 배분 문제 등과 같은 상호간의 ‘컨센서스 형성’이다. 뭔가 삐걱거리는 부분이 있는데도, 좋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감추고 같은 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파트너 선택 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라보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는 점이다. 배에 두 명의 선장이 타고 있는데,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다면 그 배가 어떻게 될 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큰 틀에서 목표 공유를 했다면, 좀 더 세밀하고 깊이있는 사전 교감을 통해 공동개원에 적합한 동반자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부분 공동으로 병원을 개설했을 때 1년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환자의 선택과 진료과의 특성에 따라서 수익에 대한 기여도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처음 세무신고를 완료한 후에 이러한 부분이 부각되면서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한 병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번째는 신뢰할 수 있는 구심점인 리더가 존재하는 경우이다.

대개 존경받고 실력있는 선배를 중심으로 뭉친 조직인 경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재정비해 운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문제해결 과정에 앙금이 남는다. 선배 입장에서는 후배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상처를 받게 되고, 후배들 입장에서도 미처 풀리지 못한 불만이 쌓여 언제든 재발될 수 있는 불화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개원 시부터 상호간의 역할과 만일의 사태 등에 대해 최대한 명확하게 규정지어 두는 것이다. 개원을 논의할 때 향후 수익분배 방법, 역할 분담과 같은 사전정리를 통하여 미래의 불안 요인에 대비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공동개원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 내에 수익 분배, 투자, 역할, 의사결정방법 등을 명시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공동경영을 위한 매뉴얼을 작성하여 진료에서부터 병원운영을 위한 인사/법무/노무/세무와 같은 상황별 대응방법을 미리 준비해 두면 공동개원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계약서와 매뉴얼에는 향후 발생할 지 모를 병원의 청산 부분도 포함하여 만일의 경우까지 대비하는 것이 좋다. 애매하고, 예측이 어렵고, 불확실한 부분들을 이처럼 서로 협의해서 명확하게 문서화 해 두면 문제가 생겼을 때 분란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공동개원은 단독개원과 달리 모든 문제를 파트너와 협의해야 한다. 사소한 사안이라도 협의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긴급사안으로 독단적인 처리를 했을 땐 반드시 공유해야 한다.

협의를 통해 도출된 방법에 대해선 무조건 신뢰하고 혹여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병원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함께 결정한 사안은 모두 스스로의 몫이다. 공동개원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성공 방법은 상호 신뢰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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