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보다 중요한건 재활"…국내 최초 '귀전문병원' 명성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의사는 만인을 위한 병원이 되고 싶어하지만, 환자들은 '나만'을 위한 병원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런 병원을 만들고 싶다"

개원가 최초로 와우이식술(인공와우) 500례를 달성한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보편 타당적인 귀전문병원을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한 사람을 위한 좋은 병원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3월 '귀'를 전문으로 차별화된 병원을 탄생시킨 박 원장은 그해 7월 첫번째 와우이식수술을 시작했다.

와우이식술 500례 '성공신화'

모두가 "개원가에서 인공와우 수술을...뭘 하겠냐"라고 따가운 시선을 보냈지만 박 원장은 꾸준히 진단과 치료, 연구를 이어갔다.

그리고 2005년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의 방문은 급속히 늘었다. 이는 늘 원칙으로 생각하는 '재활'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다른병원들에서 수술에 100% 신경을 쓰고 재활에 10% 신경을 썼다면 소리이비인후과는 재활 역시 100%로 집중했다.

박 원장은 "수술을 잘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이 수술은 언어치료 등 수술이후의 재활이 더 중요하다"며 "이러다 보니 수술 후 재활치료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게 된다는 것을 의사와 환자가 공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모두가 수술에만 집중했던 인공와우의 흐름을 박 원장이 재활이 더 중요하다는 치료방향을 바꾸는 데 기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리이비인후과는 대학병원이 아닌 전문특화병원에서도 와우이식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패러다임을 열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8월3일 소리이비인후과는 전문병원 최초로 인공달팽이관(와우)이식수술 500례를 돌파했다.

이 같은 달성에 대해 박 원장은 "500을 목표로 뛰어왔다면 성취감이 있었을텐데 열심히 하다 보니 500이라는 숫자가 됐다"며 "우리병원이 귀전문병원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진단과 수술, 재활 등 모든것들을 한번에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가능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끊임없는 연구 결국 환자 위한 것

박 원장은 개원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청각재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리이비인후과는 국내 최초 귀전문병원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몇 개의 '최초'라는 결과를 더 보유하고 있다.

2013년 12월 국내 최초 피하이식형 골전도 보청기 이식술(Sophono) 수술에 성공했고, 2014년 8월에는 국내 최초 활성 골전도 임플란트 수술(BoneBridge)을 이뤄냈다.

특히 청각장애를 일으키는 한국인 고유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표했으며, 난청 유전자에 대한 연구도 개원가에서는 최초로 여러개 발표해 놓은 상태다.

박 원장은 "대학병원에 있을때 어린 딸이 난청인 부모를 데리고와 진료를 받으면서 통역 역할을 했다. 그때 왜 부모는 청각장애를 가졌는데 딸은 정상이었는지 너무 궁금했다"며 "그 궁금증을 풀어내기 위해 유전성 난청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청연구를 시작하고 나서 눈을 떠보니 주변에 유전성 난청이 너무 많았다"며 "이를 계기로 유전성 난청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생아 난청선별검사 의무화 주역

박 원장은 특히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의무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전성 난청에 대한 정보 습득 후, 대학병원에서 1년간 신생아 난청검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밝혀냈고 이 연구결과를 학회에 수십차례 발표했다. 결국 이 같은 박 원장의 노력이 현재 '신생아 난청 선별검사'를 필수검사로 만들게 한 것이다.

지금도 박 원장은 유전을 우려하는 청각장애 부부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아이를 낳게 할 수 있는 연구를 산부인과와 협진을 통해 진행 중에 있다.

청각장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박 원장의 꿈이다.

그는 "난청환자들의 애절한 마음은 표현할 수가 없다. 소통이 안되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정말 힘들 것"이라며 "그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명, 1000명의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도움받지 못한 여러 문제를 가진 소외된 환자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과 의료적 기반이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못 듣는다'는 고통 낫게 해주고 싶다"

소리이비인후과는 지난 2003년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 아동들을 선발해 와우이식술부터 재활까지 지원하는 '소리찾기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청각장애인을 위한 난청세미나, 소리인공와우 캠프, 와우가족의 날(인공와우 가족모임), 음악회 등 수술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와우이식자들의 청각재활과 사회적응도를 높여주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활동, 수술과 재활 등을 통해 많은 환자들은 소리이비인후과를 찾고 있다. 이런 노력이 결국 환자들의 입소문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박 원장은 "와우이식술을 통해 소리를 찾고 그 소리를 통해 인생의 꿈과 희망을 꾸는 환자를 바라볼 때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와 선진의술의 발 빠른 도입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못 듣는 것에 대한 괴로움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청각장애는 사람과 사람의 장벽"이라며 "단 한명 일지라도 청각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귀전문병원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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