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소재 기술확보로 국제경쟁력 강화

[신년 특별기획1-전문가 제언] 식품소재 제조기술 개발력 강화 방안

이진희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식품은 크게 식품소재 및 제품으로 분류되어질 수 있으며, 우리나라 기준으로 볼 때 식품소재는 다시 식품원료 및 식품첨가물로, 제품은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구별될 수 있다.

 이 중 우리가 직접 눈으로 자주 접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익숙한 것은 주로 제품 형태인 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일 것이고, 대부분의 일상적인 소비자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그러나 식품을 구성하고 제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원료나 첨가물 형태의 식품 소재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식품소재는 그 용도가 식품원료, 식품첨가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이건 간에 사람이 섭취 가능한 농수축산물 및 미생물 등 생태계의 자원을 이용해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제조 및 가공을 거친 고도의 기술집약적인 연구개발의 결집체로서, 우리가 일상적인 식탁에서 자연 상태로 그대로 섭취하는 식자재와는 다소 구별이 된다. 

이러한 식품소재는 사람에게 일차적인 영양소를 제공하고, 맛과 향 등 식품의 품질을 풍부하게 하며, 근래에 와서는 질병예방 및 건강유지에 필수적인 각종 생리활성 물질들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조리 및 가공 등 식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단위조작을 제외하고는 식품의 본질을 구성하는 일차적 요소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 제조기술에 비해 식품을 구성하는 소재의 제조기술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실정에 있으며 시장 지배적이지 못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품원료, 향료 등 식품첨가물 및 기능성원료들이 상당 부분 국내 개발 및 제조된 것보다는 해외에서 개발 제조돼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비중이 크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을 이루고 있는 기능성원료의 경우 그간 국내에서 허가되고 사용되고 있는 대다수의 소재들이 수입 원료이며, 최근 국내 개발 원료들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이나 전체 식품소재 시장에서 볼 때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소재개발력이 외국에 비해 미비한 것에 기인한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기술이 있더라도 시장을 창출하는 전반적인 역량이 부족했던 점과 그간 시간과 투자가 많이 소요되고 그에 비해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재의 개발보다는, 소재는 외국에 의존하더라도 식품의 대량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영업과 브랜드 마케팅력으로 단기간 내 시장에 진출하는 형태가 더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브랜드와 제품에 더 중점을 뒀던 것으로 보인다. 즉 겉보기에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지만 내용은 핵심소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것이 우리 식품의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고 있고 향후 발휘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을 십분 발휘해 식품의 소재개발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으며,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식품소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대적으로 좁은 국내 시장을 겨냥해서는 불가하며 글로벌 해외시장을 겨냥해야 승산이 있다. 즉, 소재 개발 및 산업의 특성상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국적 시장 산업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영세하거나 아이디어 및 일부 기술로 창업하는 소재 산업 주체의 규모 증대가 필요하다. 소규모 영세한 기술 보유자 및 연구 개발자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둘째, 소재의 연구개발에 있어서 경제성과 시장성을 고려해 선별 투자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재 개발의 기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다소 원가가 비싸더라도 기능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철저히 경제적 가치와 시장적 가치를 고려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물론 비싸다고 해서 경제성과 시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는 비싸면 비싼 만큼 그 값을 할 수 있는 가치가 수반되면 가능하다. 즉,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격 대비 가치가 결정적 요인이다.

셋째, 소재의 개발 단계에서 소위 업 스트림(Up Stream) 요소와 다운 스트림(Down Stream)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대부분의 개발 단계에서는 주로 업 스트림에 치중해 결론을 도출해내고 그것이 전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지기 쉬운데, 사실 업 스트림의 결과를 실제 다운 스트림 결과로서 최종 증명을 해야 실제적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쉽게 바꿔 이야기하면 원시적 아이디어와 기술에서 출발한 초기의 연구 결과를 하나의 과학적 사실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최종 과학의 산업화를 위한 부가적 현장 중시 연구가 뒷받침 돼야 한다.  

넷째, 소재를 연구개발함에 있어서도 기술집약적인 부분 외에도 소비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략을 수반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가끔 기술력은 매우 우수하나, 그 기술의 소비시장에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간과해 우수한 소재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시장에서의 성공은 불투명했던 사례를 많이 목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소재 개발을 함에 있어서는 그 용도 개발이 필수다. 식품소재의 특성상 개발된 기술에 의한 공급자적 입장을 취하기 쉬운데, 실제 이를 사용하는 상황과 경우를 미리 가정해 다양한 제품군에 대한 사용 해법을 별도로 증명 및 데이터화해 소위 식품소재에 대한 클라이언트(Client)들이 용이하게 자기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름길을 열어주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식품소재의 하드웨어 제조기술 및 소프트한 지원 및 전략측면이 조화될 때 우리나라의 식품소재 기술이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 명실상부 식품산업도 국내용이 아닌 국제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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