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식대수가 원가 86%…"식대수가 인상 시급"

"9년째 동결된 식대수가, 병원경영 악화와 환자식사 질 저하"

입원환자식 현행 수가가 원가의 8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식 1개당 847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500병상 규모 병원의 경우 입원환자식 제공으로 연간 4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병원협회(박상근)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는 18일 병협 회관 14층 대회의실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입원환자 식대수가 개선방안' 연구결과를 발표, 식대수가 인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진행한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병원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좀더 나은 환자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많은 원가가 투입돼야 하는지 조사했다"며 "식대 수가 개선방안을 위한 근거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 연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조사는 표본으로 선정된 23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표를 발송, 최종적으로는 77개 기관이 분석대상이 됐으며, 자료수집은 4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간 이뤄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입원환자식 현행 수가가 원가의 86% 수준으로 나타나 급여화 이후, 식대수가는 8년 넘게 멈춰있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원 전체적으로 환자식 1개당 평균 원가는 6077원인데 반해 평균수가는 5230원으로 847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김 교수는 "식대가 급여화 된지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금 및 물가인상률 등 지출요소는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가인상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장기간의 식대수가의 동결은 식사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특히 입원환자식은 환자의 건강회복과 사회 조기 복귀 차원에서 인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양질의 입원환자식이 제공되기 위해선 적정 입원환자식은 환자식 1개당 7099원으로 추계됐다. 추가 인건비와 식재료비가 반영된 금액이다.

이와 함께 입원환자식대 수가의 전반적 인상과 함께 입원환자식대 수가의 항목별 인상 및 조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치료식에 대한 영양사 및 조리사 가산에 5등급과 3등급을 각각 신설할 것과 치료식에 대한 영양식 및 조리사 등급별 가산액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
 
또 연구 결과를 보면 지속적인 저수가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식사의 질이 표준에 못 미치는 경향도 나타났다.

식품별로는 비교적 가격이 비싼 어육류군, 우유군, 과일군의 경우 처방지침이 기준을 중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교수는 "향후 의료기관 전체에 적용되는 환자식처방 표준지침 마련 등 입원환자 급식서비스의 질을 보장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행 식대수가체계에 대한 개편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제기됐다.

식종별로 선택항목, 영양사, 조리사 등급 및 직영여부 등 다양한 구성항목으로 인해 일반식의 경우 16개, 치료식의 경우 30개의 수가 조합이 가능함에 따라 총 46개로 구분될 수 있어 지나치게 복잡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교수는 "현행 가산체계에서는 일반식과 치료식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가산수가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입원환자식의 원가를 산출해 현행 수가가 원가를 어느정도 보전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입원환자식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적정원가 수준에 대한 근거자료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고시로 고정돼 있는 입원환자식 수가가 현실을 보다 적절히 반영해 조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자동 가격조정기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원협회와 의사협회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안에 적정 식대수가 보전 등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하게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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