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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신성기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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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이병구 기자
  • 작성일 : 2007-02-11 10:19:03

올해 3살난 남자어린이, 또래보다 덩치와 키가 월등하게 크다. 5살인 형을 힘으로 제압한다. 꼬마장사로 불린다.
생긴것도 우락부락해 귀여운 아기라고 보기 어렵다. 사람들은 애가 유치원생이냐고 물을 정도다. 먹는 것도 대단하다. 과자 한 두 봉지 정도는 쉽게 해치운다.
특히 성기는 성인크기와 비슷하다. 발기도 이루어진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이 아이의 엄마는 “처음에는 장군감이 태어났다고 좋아했으나 얼마후부터 토하고 보채는 게 심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 정상분만으로 3㎏의 여아를 출산했다.
임신중은 물론 태어나서도 아무런 이상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1,2주가 지나자 자꾸 토하고 어느날 밤에는 애가 자지러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담당 의사는 심한 탈수 현상으로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외관상 별 이상은 없었으나 성기모양이 남아인지 여아인지 육안으로 쉽게 구분되지 않았다. 고추가 보여 남아인 것 같은데 어찌보면 여성기 모양을 하고 있다.


외부 생식기 모호


온몸이 새까만 아이가 병원에 입원했다.
입술까지도 까매 부모가 틀립없이 흑인일 것으로 판단했다. 까맣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러나 부모 모두는 한국인. 심장병이나 청색증은 아닐까하고 의료진은 생각했다. 진찰결과 그런 질병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모들은 혹시 하는 눈초리로 의심하면서 병원을 찾았다.
성숙한 여인들이 지나친 여드름으로 고생하고 있다. 사춘기도 아닌데 여드름이 온통 얼굴을 덮고 있다. 외출하기도 꺼려진다.
여드름 치료제 등 별별 방법을 썼지 만 치료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
키도 유난히 작아 난쟁이인가 의심될 정도다. 전체적으로 불균형한 모습이다. 월경불순이 다반사로 일어나며 생리가 없는 달도 있다.
이들은 타입은 다르지만 모두 ‘부신성기증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환자들의 증상이다.
부신성기증후군(Adrenogenital syndrome)은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하는 내분비질환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중 남성호르몬의 과다분비로 발생한다.
태내기에 코티졸의 합성에 장애가 생겨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생성 증가를 일르켜 나타나는 것. 단순 남성화형 부신피질과형성증 비전형적타입 등 종류가 여럿 있다. 부모가 각각 하나씩의 열성 유전 보인인자를 갖고 있어 발생한다.
3살난 남자아이의 경우 단순남성화형으로 유아기때 빠른 성장을 특징으로 한다. 실제로 골 연령을 측정해본 결과 6살 정도의 골밀도를 보였다. 성기의 크기와 신체가 정상보다 월등히 큰 특징을 보인다. 외관상 구분이 가능한데 더 정확하게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이 아이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10세정도면 성장을 멈추게 된다.
치료가 잘 되도 최종키는 150㎝정도로 의료진은 예상하고 있다.


남성 호르몬 과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교수는 “스테로이드제의 일종인 하이드로 코티졸 등 약제를 통해 성장을 지연시키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아이의 엄마는 딸을 임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덱사메타졸 등 약제를 쓰고 있다.
만약 여아가 부신성기증후군에 걸릴 경우(확률 25%) 성기모양으로 남녀를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음핵이 지나치게 커 작은 음경처럼 보이며 대음순이 융합돼 고환과 비슷하며 질 입구가 가려지는 기형의 성기모습을 띠게 된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겨드랑이, 음모, 얼굴의 체모가 어른처럼 짙게 발달한다. 여아는 유방이 커지지 않으며 무월경, 불임이, 남자는 고환이 작아 정상적인 생식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응급실로 실려온 여아는 전해질 검사를 통해 부신성기증후군으로 쉽게 판명났다. 이 아이는 혈청내 나트륨 수치가 정상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심한 탈수증세에 시달렸다.
사타구니를 보니 남아인지 여아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염분소실형으로 부신성기증후군중 가장 증세가 심한 타입이다. 하이드로코티졸과 염분 코디코스테로이드를 병용 투여하자 염분수치가 정상을 되찾았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을 경우 바로 사망한다.
모양이 이상한 성기는 적당한 시기에 성형수술로 본래의 모습을 찾으면 기능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주장이다. 이런 환자들은 2만명당 한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까만 아기의 경우 외국에서는 볼 수 없고 한국과 일본에서만 보고되고 있는 희귀질환. 이 역시 전해질 이상이 원인이다.
남아에게 올때는 여성기 모양을 하고 있어 부모들은 여자인줄 오해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탈수 증상으로 사망에 이른다. 그러나 적절한 약제를 투여할 경우 1-2주정도가 되면 거짓말 처럼 정상피부로 돌아온다.


두 번의 놀라움


약을 끊을 경우 다시 까매진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외래 유전대사클리닉 전계원 간호사는 “애가 너무 까매 놀랐고 약제투여 1주만에 정상으로 돌아와 또한번 놀랐다”고 말했다. 이런 환자는 국내에 수십명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 정확한 실태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세의대 소아과 이진성 교수는 “현재 30여명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자아이의 경우 클리토리스가 지나치게 비대해 음경모양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는 부모들이 남자아이로 착각할 수 있다는 것.
생물학적으로는 여자인데 남자아이로 성장할 경우 불임이나 임신에 문제가 생길수 있고 성에 대한 혼란으로 정신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경우도 조기에 성형수술 등 치료를 해주면 여자로 성장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 중앙병원 소아과 유학욱 교수는 “최근 2~3년전부터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17-hydroxyprogesterone : 17-ohp을 시행해 오고 있어 태내에서 이미 이 질환의 유전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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