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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증

  • 고유번호 : 603
  • 작성자 : 이병구 기자
  • 작성일 : 2007-02-11 10:35:11

쑥쑥 크는키… 커도 너무크다?
 
작은 사람이 부러워
키가 커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우나 거인증에 걸린 환자들은 키작은 사람이 부러움의 대상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박태성군(가명)도 이런 경우이다. 박군은 또래의 평균키가 133cm 정도인 것에 비해 월등히 크다. 현재 151cm. 여선생님과 키가 비슷하며 맨 뒷자리에 앉아 있어도 한눈에 띈다. 
어른스럽다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고 있지만 정작 박군은 그말이 싫다. 어떤 어른들은 자신에게 존대말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얼굴에 여드름은 물론 이목구비가 뚜렷해 외모로만 본다면 성인으로 취급할 수도 있을 정도다. 성기 주위에도 털이 무성하고 발기도 수시로 일어난다.
부모 역시 키가 크다. 아버지가 187cm, 어머니가 176cm. 박군의 예상 최종키는 194cm. 부모는 자식의 큰 키를 이용하면 운동선수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 했으나 체력이 선척적으로 약하고 운동에 소질이 없어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 고민이다.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큰 키는 짐이 될 수 있다. 버스를 타기도 힘들며 생활하는데도 여간 불편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본인도 키 큰 것을 달가워 하지 않는 것같고 무엇보다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예상 최종키를 줄이는 것이 박군의 목표다. 185cm 정도만 돼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박군은 가족성 고신장증에 의한 거인증 환자다.
가족성고신장증은 보통 네살 이전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2-9살에 고신장증 현상을 보인다. 병적이 아니라면 거인증을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으나 박군처럼 너무 큰 것이 부담스럽다면  치료를 통해 어느정도 성장을 억제할수 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안드로겐을 써 골단막의 조기융합을 시도하면 된다.
성장판을 조기에 멈추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왕성한 발기현상을 주체하기 힘들며 여드름도 심하게난다.


 여성일 경우 더 심각


여성의 경우  거인증의 공포는 남성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이용해 치료하는 환자들이 많다. 에스트로겐 투여는 사춘기 첫 증상이 나타나기 전, 즉 골연령이 12세에 달하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크다. 만약 골연령이 10-13세인 경우에 치료를 꾸준히 한다면 성인 최종키를 4.9-5.9cm 줄일수 있다. 이보다 늦은 14-15.5세에 치료를 시작하면 1.8-3.6cm 감소할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 성장이 갑자기 멈춘다. 에스트로겐의 성장억제 작용은 IGF-I의 합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초등학교 3학년인 김하늘양은 키가 무려 150cm가 넘는다.
그는 이미 7살 때 132cm, 9살 때 144cm를 초과해 전형적인 거인증 양상을 보였다. 그녀의 부모는 여자키가 너무 큰 것이 걱정이 돼 병원을 찾았고 거인증 진단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김양의 성인 최종예상키를 190cm 이상으로 예상했다. 부모는 선수로 이름을 날릴수 없다면 큰 키가 사회생활의 지장은 물론 본인의 마음에도 큰  영향을 키칠 것을 염려해 치료를 부탁했다. 의사는 여성호르몬을 투여할 경우 185cm 정도로 약 5cm 최종키를 줄일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처방해준대로 에스트로겐 주사를 열심히 맞고 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심해 치료를 중단할까 고민중이다. 에스트로겐이 오심, 구토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유두의 색깔까지 까맣게 변하게 했기 때문이다. 임신한 여성도 아닌데 핑크빛의 유두색이 검게 변하는 것에 부모는 또다른 고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치료전 의사로부터 이같은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신경이 이만저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의 치료법을 찾고있다.


 체력약해 운동도 못해


21살인 김성식군은 196cm의 키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말그대로 거인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그의 예상 최종키는 2m.
그는 큰 키를 주체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씨의 부모는 키가 작아 오히려 아들이 돌연변이인가 생각하고 있다. 아버지가 162cm,어머니가 158cm.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온 할머니는 의사에게 은밀히 “우리집안에 저렇게 키가 큰 사람이 없는데 혹 바람핀 것은 아닌가”고 묻기도 했다. 키가 커도 너무 크다는 것이다.
집에서는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이고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의자에 앉아 있는 것등 일상생활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방도 공부방에서는 제대로 잠을 잘수 없어 안방을 쓰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 있는 그는 몇군데 회사에 구직신청을 했으나 면접과정에서 엄청나게 큰 키로 인해 탈락한 것으로 믿고 있다. 큰 키가 자신의 인생에서 멍에가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는 유전성 거인이 아닌 질병에 의해 병적으로 큰 것이므로 체력이 몹시 약해 운동선수는 커녕 정상적인 직업인의 생활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MRI 촬영결과 뇌하수체성 성장호르몬 과잉분비에 의해 이상적으로 키가 자란 것으로 판명됐다.
다시말해 뇌하수체 산호구성 혹은 염색소성 선종이 원인이다. 이 경우 성장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연조직도 과도하게 커지게 돼 성인말단비대증과 비슷한 대사변화를 겪을 수도 있다. 이학적 소견으로는 턱이 크고 손과 발이 두껍다. 종양이 정상 뇌하수체 조직을 누를 경우 TSH,ACTH,성선자극호르몬 결핍이 동시에 온다. 진단은 포도당부하검사나 CT혹은 MRI 촬영으로 알수 있다.
연세의대 소아과 김덕희 교수는 백명 가운데 키큰 순으로 3번째까지인 거인증은 왜소증과 함께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심각한 문제로 작용한다며 또래보다 지나치게 크다고 생각되면 병원을 찾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르몬 치료 부작용 커


그는 뇌하수체 이상으로 인한 거인증의 경우 종양제거 수술을 하고 그래도 안될 경우 성장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할수 있다고 했다. 원인이 없는 가족성의 경우 남성은 남성호르몬, 여성은 여성호르몬을 쓴다.
이 경우 남성은 남성호르몬 과다로 발기현상이 심하고 여성은 유두가 검어지고 생리가 일찍 올수 있으며 구토, 오심등으로 고생할수 있다. 남성호르몬에 비해 여성호르몬의 부작용이 더 심한 편이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성인 최종키가 180cm 이상이 되면 큰키에 공포감을 느껴  호르몬 치료를 결정하는 수가 많다.
서구여성들도 무조건 큰 키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170~175cm사이를 선호해 이 이상 되는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흔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인도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질병에 의한 거인증이 아닌 가족성 거인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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