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클라인펠터 증후군

  • 고유번호 : 601
  • 작성자 : 이병구 기자
  • 작성일 : 2007-02-11 10:34:24

정상남아보다 X염색체수 많아 발병
     
여성같은 외형
경기도 연천군 전곡에 사는 고등학교 2학년인 전수호군(가명17). 전군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다.
초등학교 때는 잘 몰랐으나 중학교에 오면서 당연히 있어야 할 체모도 자라지 않고 고환도 너무 작아 이상을 의심했다.
목소리도 여성적인 것 같고 어깨도 왜소해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다. 팔길이와 다리길이도 길다. 가슴도 볼록하게 튀어 나왔다. 전체적으로 체력도 떨어진다. 조금만 달려도 힘이들고 쉽게 땀을 흘린다. 정신을 집중하면 옆구리 부분이 쑤시고 숨이 가쁘다.
목소리도 어눌하다. 그는 자신에게는 두 개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는 음성이 떨려서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주 가냘픈 것이다. 가냘픈 목소리는 음악시간에 노래할 때 나온다고 했다.
지능도 떨어지는 편이다. 성적이 하위권을 맴돈다. 하지만 지금 배우는 자동차관련 전공을 이어줄수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있기도 한다.
그는 친구들이 한 여섯명쯤 된다고 했다. 처음에는 멀리하던 친구들이 지금은 아주 잘 대해주고 있어 한결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뒤에서 쑤군 대는 것이 아니라 대놓고 바보라고 놀릴때도 있었어요. 뭐랄까. 아주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내가 바보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그 소리를 듣고 있으니 화가 났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노력했다. 체육시간에 달리기 하는 얼차려를 받을 때도 열외하지 않고 뛰었다. 선생님이 ‘너는 빠져’ 하는 소리가 듣기 싫어 운동장을 두 바퀴 돈일이 있다. 그 후로 옆구리 통증으로 심하게 고생했지만.
전군은 방학이 되면 친구들과 겨울바다를 가기로 약속했다.
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한달 용돈으로 주는 2만원을 절약한 것이 꽤 된다. 따로 돈달라고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마음편하다. 어렵게 번돈을 쓰는 것이 못내 가슴이 아프기 때문이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 신세대 답지 않게 랩이니 힙합이니 테크노댄스보다는 인기가 시들한 팝송에 열성이다. 그것도 올드 팝송. 가수는 비틀즈를 좋아해 그가 부른 노래는 따라 부르는 구절도 있다.


   이성에겐 관심없어


여자친구에는 별 관심이 없다. 몽정도 한일이 없고 그 또래 아이들의 상당수가 경험하는 자위행위도 하지 않고 있다. 선천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성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는 호르몬 치료를 계속받을 경우 결혼생활은 가능하지만 자식을 낳을수는 없다. 고환에서 정자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음성에 사는 중학교 2학년인 박진철군(가명)도 남성호르몬을 스스로 만들지 못한다.
고환이 땅콩만 해 공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부끄럽다. 보통 성인의 호두알 크기만한 것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다.
고환같은 내용물이 만져지지도 않는다. 사춘기 증상도 없다. 또래애들 처럼 키가 훌쩍 큰것도 아니고 어깨가 벌어지거나 사타구니에 털도 없다. 성기도 작다.
성격도 소심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냄새를 맡지 못하는 코의 이상으로 시달리고 있다.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이 호르몬 부족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지 못한다. 이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공부도 잘 하지 못한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농구나 축구등 야외운동 보다는 집에서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생활들에 변화가 오고 있다. 자신도 그것을 확연히 느낄수 있다고 말했다. “몸에서 힘이 솟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어떤 때는 누구와 괜히 싸우고 싶다는 이유없는 반항같은 것이 들기도 한다. 사춘기 소년들에 오는 비슷한 체험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금 충북대병원에서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성격도 활발해 졌다.
전에 없는 발기도 있고 성기주변, 턱과 겨드랑이에도 털이 나기 시작했다. 호르몬 치료를 받은후 1년이 지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목소리도 남자처럼 됐다. “그말을 들으니 여자목소리 같다는 소리가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말 한마디로 자신감이 생긴다”고 힘있게 말했다. 모두 병원치료 덕분이다. 조성모나 임창정 같은 가수를 좋아해 혼자있는 시간에는 음악을 주로 듣는다.
그는 자신이 클라인펠터환자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다만 몸에서 부족한게 있고 그것을 주사로 채워주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다. 가끔씩 맞는 주사가 귀찮기도 하지만 자신감을 심어준 치료제라고 생각해 빠지지 않고 맞을 작정이다.


    호르몬 치료 가능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은 정상남아 보다 X염색체가 한 개 이상 많은 성염색체 질환이다. 이중 흔한 유형은 47XXY,48XXXY, 49XXXXY, 48XXYY. 발병원인은 성염색체가 분리되지 않아 일어나며 산모의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정신박약아의 2%에서 볼수 있으며 사춘기 이전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춘기가 돼 양측 잠복고환, 단소 ,요도하열, 정신박약, 무정자증 그리고 행동장애를 보이면 일단 클라인펠터를 의심해 봐야 한다.
고환은 작고 단단하게 만져지며 환자의 60% 정도에서 여성형 유방을 보인다.
11~12세가 되면 지속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아야 한다. Enanthate ester을 매3주 마다 50mg씩 근육주사 하며 6-9개월 마다 50mg씩 증량시켜 성인의 치료용량(200~250mg/3-4주)이 되면 평생 이 용량을  맞아야 한다.
서울대비뇨기과 최황 교수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이상없이 성장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춘기 이후 발견해 치료하면 남성형 체형을 만들 수 없어 정신적인 고통을 받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북대 비뇨기과 김원재 교수는 치료법은 테스토스테론을 주사하는 것인데 어린 나이부터 계속주사하면 정상적인 성생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정자가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가질수는 없고 따라서 질병이 유전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비뇨기과 이무상 교수는 성염색체 질환중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환자가 모르거나 알더라도 신분을 드러내지 않아 정확한 환자수가 얼마나 되는지 예측할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 1-2년 후 임신이 안돼 찾아오는 환자중 일부가 클라인펠터 때문으로 진단된다고 설명했다. 환자를 보면 질환 유무를 알 수 있으나 종류가 다양해 내시형이 있는가 하면 골격이나 목소리등이 남성과 전혀 차별이 없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정확한 진단은 유전자 검사나 호르몬 검사로 알수 있다.



리스트
답글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