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눔의 관계

  • 고유번호 : 785
  • 작성자 : 박점미
  • 작성일 : 2007-02-12 07:27:50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뜬 후 오늘 하루 동안에 있을 많은 만남들을 위해 조용한 시간을 가지게 된다. 여러 상황의 불임 부부들을 대하며 항상 새로운 마음의 다짐을 한다. 상처를 받고 위축되어 오시는 분, 본인 자신의 상황에 부정적인 분, 병원을 신뢰하지 못하고 갈 곳을 몰라 방황하시는 분 등 우리를 찾아오는 많은 분들의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고자 오늘도 상담실의 문을 연다.
수시로 들려오는 전화기 속의 한숨 소리, 근심 섞인 얼굴로 미안스럽게 상담실 의자를 찾는 내원객들을 보며 나에게 다짐을 한다.
‘그들의 친구가 되어, 그들의 언니가 되어 기쁨과 아픔을 나누리라’
불임병실 수간호사라는 지금의 내 자리는 수많은 사연을 가진 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함께 웃고 또는 함께 울면서 참 인생을 배우는 곳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상처 받고 온 환자가 힘을 얻고 희망의 등불을 발견하게 하고 싶다.
또한 수고로움 가운데 임신이 되어 기쁨과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분들에게는 잘 되었다 칭찬하며, 행복을 나누며 전해드리는 일이 참 감사하다. 불임시술 과정상 병원에 여러 번 오셔야 하는 수고로움에도 늘 웃음과 맑음을 잃지 않는 환자들을 보며 의료진들 또한 많은 힘을 얻는다.
며칠전 한 환자와의 재회는 참 인상적이었다. 작년 가을에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고 임신반응 검사 때까지 입원을 하신 분이었는데 항상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입원환자들이나 간호사들에게도 늘 웃음을 주는 분이었다. 아쉽게도 임신이 되지 않아 힘없이 퇴원하는 그 분에게 어렵게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보자는 희망의 말도 빠뜨리지 않고 전했었다.
그런데 2월 초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다시 병원을 찾은 환자와의 만남은 내게 있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잘 지냈냐고 안부를 물으시며 그동안 다시 시작할 힘을 충분히 기르고 왔다며 희망에 찬 그 분의 모습이 나 또한 의료진으로서 더욱 성실히 최선을 다해햐 할 자세를 다지게 만들었다. 오늘도 따뜻한 웃음으로 환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며, 우리의 기쁜 소망은 힘차게 계속된다.
<강남차병원 불임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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