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도 이제 너의 일부야

  • 고유번호 : 761
  • 작성자 : 한상순
  • 작성일 : 2007-02-12 07:16:17
얼마 전 TV에서 한민족 리포트라는 프로에 ‘대륙을 감동시킨 이관숙의 장애인 사랑’이
라는 테마로 방영한 것을 시청한 적이 있다. 전쟁에서 한쪽 다리를 잃고 의족에 의지하여
살아가면서 의족 만드는 일을 47년간이나 해오고 있는 주인공의 삶을 드라마화 한 것이다.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장애인들에게 잃어버린 희망과 삶을 찾아주기 위해 중국에 건너가 13
년동안 3000여명에게 의족을 만들어 주고 지금도 그러한 헌신과 사랑의 삶을 살고 있는 내
용이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동, 특히 불의의 사고로 하루 아침에 돌이킬 수 없는 장애를 가져오
는 경우가 많은 정형외과 외상 part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로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프로였다.
자신이 의족을 하고 평생을 살아가고 있으니 환자가 겪는 불편감이나 소외감 같은 것을 몸
소 체험 함으로써 말하지 않아도 가려운데를 속시원히 긁어줄 수 있는 의족 전문가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드라마가 끝날 때쯤 이관숙 선생이 남긴 이야기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환자를 섬기는 마음으로 대하라, 환자 대하기를 하느님 섬기듯 하라.....”이는 나태해진 나
의 생활을 뒤돌아 볼 때 마다 채찍처럼 나를 깨우곤 했다.
‘간호사로서 환자들의 불행을 바라볼 때 측은지심이 없이 무감각하게 받아들이는 않았는
가’ ‘그들의 불행을 최소한 같이 아파하고 재활에 있는 힘을 다하자....’등등 타성에 젖기
전 다짐에 다짐을 하곤 했다.
이 지면을 통해 나는 나의 환자들에게 가슴으로 전하고 싶다. 어쩔 수 없이 혼자 설 수 없
고 의족에 의지해 살아가야 한다면 과감히 미련을 버리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격려하고 싶다.
또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도 한번쯤 귀뜸 해주고 싶다.
‘그들도 오늘 아침 출근 길, 가족과 인사 나눌 때까지만 해도 정상인이었다’고,‘눈 깜짝
할 새 장애인이 되었다’고, ‘불의의 사고는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아무도 모른
다’고.
한상순<경희의료원 주임간호사>


리스트
답글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