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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손을 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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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10:49:14

<107>막~년회(上)


막년회냐…망년회냐…
아마 지금쯤이면 일주일에 3∼4일은 술병을 끼고 살아야 할 주당들이 많을 것이다. 위장은 쉴새 없이 쏟아 붓는 이슬에 견디다 못해 내부반란을 일으키고, 폭탄주에 몸서리친 하얀눈은 토끼눈처럼 빨갛게 변해 있다. 이 정도라면 인생을 괜찮게 살았다고 본다(주당들의 생각일뿐).
우리는 오늘 막년회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연변버전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주 토요일 막년회가 열린 양재동 모 뷔페집. 배부른 음식에다 여흥까지 즐긴 탓인지 예약만료 시간에 자리를 뜨려니 영 섭섭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로 주당이 2차를 가는 원인도 뭔가 섭섭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간 정신상태 양호, 외모 준수, 지갑두둑의 조건을 갖춘 4∼5명이 의기투합. 강남의 소문난 캬바레 비슷한 나이트를 찾았다. 역시 12월의 밤은 광란의 밤이었다. 남녀가 어우러져 현란한 불빛아래 몸을 내맡기고 다양한 작업을 펼치고 있었다(보통 이런 곳에 오는 사람들은 엉큼한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한다고 함).
우리는 자리를 잡았고 나이든 고참 주당이 양주를 시켰다. 양주가 날라져 오고 10분도 안돼 곧바로 부킹이 들어왔다. 작업선수(적어도 지루박, 탱고 정도 소화하는수준) 2명이 선발대로 진출했다. 춤을 추면서 뭐라고 꼬셨기에 음악이 끝나자 곧바로 우리자리에 합석했다.


협상은 속전속결이라고 했던가, 사전탐색도 없이 합석이 합의됐다. 5대5 적잖은 인원이 뭉치기에는  자리가 협소했다. 건축업을 하는 선배주당이 룸 하나를 빌렸다. 안에서 노래 하고 나가서 춤도 추고 술도 마시는 괜찮은 분위기가 모락모락 연기를 피웠다. 조선사람 평소 잘하던 짓도 멍석만 깔면 안한다고 하지만 이날은 상태가 달랐다.
춤 잘추는 주당은 춤으로, 노래 잘하는 주당은 노래로, 술고래는 술로, 합석한 여자들이 뿅가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갔다. 알콜도수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자 이상야리꾸리한 장면을 연출하는 주당도 보였다. 술의 힘은 대단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습니다(연변버전). 약간 부티가 나는듯한 한 여자가 “진짜 기분좋다, 얼마가 나오건 오늘 술값은 내가 쏠테니 신경쓰지 말고 마십시다”라며 장칼을 빼는 것이 아닌가. 일단 술한잔 마시고 객기 부리는 정도로 접수하고 약 3시간에 걸쳐 양주 8병을 후딱 비웠다. 시간은 자정을 넘긴지 10분이 막 돼가고 있을 때였다. 남·녀불문 약간씩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가 들릴때쯤 아까 그 여자가 웨이터를 부르더니 고액수표 두장을 건네주며 계산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진짜였다. 살다 별일이 다 있다싶어 남자들이 한잔 더 사겠다며 밖으로 나왔다. 매너가 좋으려면 끝까지 좋아라는 주당원칙에 따라 다음장소를 이야기 하니 여자들이 한사코 포장마차에서 한 잔하고 끝내자는 것이었다. 포장마차에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데 이게 웬일인가. 옆에 앉은 여자가 버버리 옆으로 손을 넣어 껴앉는 듯 하더니 남의 엉덩이에 손을 푹 찔러 넣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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