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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6명이 강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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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10:47:53

<105>음주운전(上)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호되게 혼이 난 사람들 보다는 용하게도 단속에서 빠져나와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남에게 자신의 일담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드러내지 못할 부끄러운 이야기는 숨긴채  마치 자신이 개선장군이 된 듯 살까지 붙여 가면서 말이다.
50대 중반의 모그룹 출신 주당선배가 있다. 생긴 것이 경찰 간부처럼 생긴데다 평소 머리까지 짧게 깍고 다니다 보니 경찰도 속을 정도다. 점잖은 말투, 아무리 술을 마셔도 흐트러짐이 없는 행동, 경찰의 속성까지 어느정도 꽤 뚫고 있다고나 할까(포도청 선생님들은 양해 하시기 바랍니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다면 앞으로는 더 철저히 검문하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한 명입니다). 하여간 이 주당선배가 염라대왕 문턱에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이야기를 주석에서 한껏 보따리를 풀었다.


주당선배가 하루는 친한 친구 몇 명과 사당에서 만나 삼겹살 구워 놓고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 차를 잘 끌고 오지않던 주당 한 명이 차를 가져 왔다며 분위기를 깨지 않겠는가. 슬금슬금 놀부심보가 복통을 치니 가만히 있을리 없었겠다. 보통 주당들의 특성이 그러하듯 이 주당선배 역시 놀부심보 발동. 핑계대며 한 발 빼는 주당 가만둘리 없다. 술잔받기를 거부하면 술 마실 분위기가 안난다거나 술맛이 없다는 핑계로 술잔을 강권하는 것이 체질화 돼 있다.


모두가 자신과 비슷하게 잔을 꺾어주는 것을 제일 좋아하다 보니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겹살 9인분 소주 11병. 주당답게 홀수로 가볍게 1차를 끝낼무렵 6명이 마신 술이 모자랐던지 2차 분위기를 잡는 주당 1명 출현. 주머니 사정 터치해보던 사업가 주당 2차 쏜다 공식천명.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사당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취중의사 일치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주당선배 끌고온 차에  6명 탑승 음주운전으로 직행표를 끊었다. 에라 모르겠다고 올라 탄 것이 화근이었다. 앞에 두명 뒷자리에 4명 차는 알콜먹은 건장한 주당 6명을 태우고 강남으로 달렸다. 강남대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운전자가 앞차 급정거로 인해 가볍게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큰일 났다 싶은 주당선배 일단 조수석에서 하차 앞차 추돌 부위를 확인하고 수습에 들어갔다. 별로다 싶어 간단하게 해결할 속셈으로 보도 옆으로 차를 정차하라고 한후 뒤따라 가겠다고 했는데 어머나 이럴수가.


운전하던 주당이 갑자기 옆 골목으로 차를 우회전 시키더니 뺑소니를 친 것이 아니겠는가. 얼마를 갔을까 모두가 이제는 됐다며 희희낙낙하고 있는데 갑자기 웬 차가 앞을 가로막으며 ‘꽤-액’ 급정거를 하는데 이번에는 문짝을 들어받고 말았다. 뭐 이런 놈이 다있냐며 씩씩하게 내렸는데 바로 접촉사고를 당했던 그 차였다. 큰일났다. 꼼짝없이 당했구나 경찰이 오면 음주운전에 뺑소니,  정원초과에 접촉사고까지 냈으니 말이다.


이럴때는 무조건 잘못했다며 싹싹빌고 돈 물어주는 것이 솔로몬의 지혜라고 평소 훈련이 돼 있는 선배 운전자는 가만히 있으라며 이번에도 차에서 내렸다.(이때 뒷좌석에 있는 주당 한명을 재빨리 내려 자리를 피할 것을 명령한후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렸다고 진술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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