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날' 제정 기대

[데스크칼럼]

대한화장품협회가 '화장품의 날' 제정에 적극 나선다. 협회는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75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2024년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눈에 띄는 대목이 바로 화장품의 날 제정 사업이다.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은 꾸준히 증가해 2022년 13조5908억원을 기록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 제조업자 수는 2018년 2244개에서 2023년 4567개로 늘었으며, 책임판매업자 수도 같은 기간 1만2494개에서 3만1524개로 급증했다.

특히 화장품은 최근 10년 새 수출 유망 산업군으로 우뚝 섰다. 프랑스, 미국, 독일에 이어 화장품 수출국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85억1000만달러로 전년대비 7.0% 증가했다(보건산업진흥원 추정). 코로나19로 인한 대외여건 악화 등의 악재 속에서도 선전한 수치다. 2024년 화장품 수출은 6.0% 증가한 90억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산업은 꾸준히 성장해 최근 급속도로 커진 산업 규모를 자랑한다. 화장품의 날 제정 요구가 거세지는 이유다. 보건산업계에는 이미 약의 날, 식품안전의 날, 의료기기의 날이 제정돼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최로 매년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1957년 제1회 기념식을 진행한 약의 날은 보건산업군 중 가장 오래된 기념일이다. 의약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초창기에는 약사법이 제정된 11월 18일로 지정됐다.

약의 날은 1973년 보건의 날로 통폐합되면서 중단됐다가 2003년 다시 부활했으며, 2021년 약사법 개정으로 법정기념일이 됐다. 그동안 대한약사회·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민간 주도로 열렸던 약의 날은 지난해부터 식약처가 주관을 맡았다.

식품안전의 날은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식약처가 지난 2002년 제정했으며, 매년 5월 14일이다.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도를 높이고 식품 관련 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을 촉구함으로써 식품안전사고 예방과 국민보건 향상이 목적이다.

2002년 제1회 기념식에서 식중독 예방 홍보 캠페인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식품안전의 날은 식품업체·학계·소비자가 참여하는 전국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지난 2008년 제정된 의료기기의 날도 2023년 16회를 맞이했다. 의료기기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고 정부와 산학연 등 의료기기 관련 종사자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제정된 의료기기의 날은 의료기기법 제정공포일인 5월 29일이다.

이와 함께 보건산업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에서도 화장품의 날 제정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뷰티 글로벌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화장품의 날 제정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출 유망 품목으로 급성장한 화장품산업은 최근 들어 그 산업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인식도 이에 기반한다. 일각에서는 정부 주무부처에서 화장품산업을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화장품산업은 이제 전 세계적인 수요와 함께 보건산업 수출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들어 화장품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적극 확대하고 있어 조만간 업계 숙원인 '화장품의 날'이 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혜란 편집국장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