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낮아지고 인구절벽에 다다라 수년째 소아청소년과는 기피과로 전락한지 오래다. 특히 최근에는 소아청소년과 의료진들이 정부의 소아의료체계 개선 대책이 불충분하다면서 폐과까지 선언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의 양적, 질적 투자를 통해 보건복지부 지정 전국 유일의 소아청소년 전문병원 타이틀을 획득해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와 검사, 그리고 응급처치와 입원치료 등을 가능하게 한 병원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우리아이들 의료재단 산하 우리아이들병원(구로), 성북우리아이들병원이다.
전국적으로 소아진료를 유지하는 소청과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아이들병원은 소아심장, 소아신경, 소아 내분비, 소아호흡기알레르기, 소아 영상의학과, 소아 정신과, 소아신장, 신생아 소아응급 세부전문의 등 소청과 전문의 49명이 그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으로서 현황과 미래 발전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정 이사장은 붕괴 위기에 처한 소청과 진료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전문병원이 활성화돼야 의료전달체계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문병원이 의료전달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필수의료 지역 협력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필수분야 전문병원 확충을 유도하고, 1~3차 의료기관 간 협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전문병원 중심 협력진료 모델을 개발, 확산시킬 예정이다.
이에 우리아이들병원은 지역 내 필수의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지역 내 1차 의료기관부터 3차 의료기관까지 각각의 의료기관들이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 확립 통해 의뢰와 회송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병원의 허리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며 "지역 내 필수의료 협력 네트워크 강화 시범사업은 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모델이 참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2년 기준 외래 50만명, 입원 4만명의 환자 진료 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지역병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실시간 핫라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24시간 365일 신속대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지역 2차 의료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내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부터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면서 지역 소아환자를 위해 야간진료 기능 강화하면서 일평균 야간에만 70~10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신생아 검진 및 소아심충상담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모범적인 진료협력체계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와함께 구로 우리아이들병원의 경우 인근 고대안암병원과 메신저 단체 대화 채널을 구축, 전원이 필요한 중증 환아를 실시간으로 의뢰하며 소통하고 있다. 반대로 인근 1차 의료기관과 구축한 채널을 통해 의원급에서 보기 어려운 폐렴, 경련 등 환아를 받기도 한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서울대 소아응급실에서 경증 환자를 받을 수 없을 때 대신 받거나 중등증 입원환자 전원을 받는 등 로딩을 감소시키고, 최근 서울대병원이 파업했을 때 보라매병원에서 입원환자를 전원받는 등 역할을 인정받아 서울대 진료협력센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전문병원은 특성 클리닉이 있어 의원급은 물론 일반적인 종합병원이 받을 수 없는 환자를 받을 수 있어 권역별 네트워크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병원은 지역 의료전달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전문병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준완화보다 인센티브 강화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다.
전문병원은 진입 장벽이 높고 소요 비용은 많은 데 비해 지원은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최근 지원 강화가 아닌 진입장벽 완화를 선택했다.
이를 두고 정 이사장은 "이번에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인력 기준을 6명에서 4명까지 낮췄지만, 지원이 늘진 않았다"면서 "시험에서 80점 맞은 아이에게 90점 맞으면 맛있는 걸 사준다고 해야지 70점 맞아도 괜찮다고 하는 건 제대로 된 활성화 정책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문병원 의료질 평가 지원금이나 외래관리료, 입원관리료 등이 아직 턱없이 낮다"며 "엄격한 기준 만큼 전문성을 갖춘 곳에 지원을 강화한다면 자발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 이사장은 1‧2‧3차 의료기관에 동일한 지원 아닌 기관별 역할에 맞는 선택‧집중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모든 의료기관에 같은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기관별 역할에 따라 차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 이사장은 "대학병원에서 소아응급실을 활성화한다면 일반 응급실 기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3차병원의 진료 로딩을 줄여줄 수 있는 2차병원에 지원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아환자의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없이려면 재원을 동일하게 투입할 게 아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하는 방안이 효휼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정 이사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을 예를 들어 "의원급은 엑스레이, 피검사, 수액처치 등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병원급과 동일한 재원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환자 1명을 진료하려면 의사, 간호조무사,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수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며 "같은 환자 1명을 보더라도 필요한 의사와 간호사 등 숫자가 다른데 동일하게 지원받는 것이 합당한지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 이사장은 국가 차원에서 전문병원을 홍보해 줄 수 있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대로된 전문병원이라는 것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와닿게 홍보가 시급하다는 것.
정 이사장은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전문병원이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제도 활성화에 긍정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지금은 우리아이들병원이 유일한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지만, 제도가 활성화 돼 더 많은 소아청소년이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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