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 이어 이비인후과 의사들도 오는 7월부터 확대 적용키로 한 포괄수가제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이사장 백정환)와 대한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회장 신창식)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 포괄수가제 도입'과 관련해 동시 추가수술 행위 인정과 치료방법 선택권 제한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비인후과는 2002년 포괄수가제가 시작된 이후,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이 포괄수가에 포함됨에 있어 협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동시에 시행된 추가수술'과 '고가 치료재료'에 대한 별도 산정 부분에 대한 합리적인 면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동시에 시행된 추가수술'은 고스란히 환자의 불이익
이들이 우려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동시에 시행된 추가수술'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가 한번 받을 수 있는 수술을 두번 받을 수 있는 만큼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아에서 많이 시행되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질환에서 동시에 시행된 추가수술 보상이 중요한 이유는 질환 특성상 코 알레르기 및 중이염이 많이 동반돼 관련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실제 편도선수술과 동시에 시행되는 수술 빈도는 중이내 튜브 유치술, 하비갑개점막하 절제술, 하비갑개 절제술, 외향비갑개골절술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질병군 분류체계 하에서는 외과적 우선 순위에 따라 편도 및 아데노이드 수술보다 하위로 분류된 것은 별도의 수가를 산정할 수 없게 돼 있다.
백정환 이사장은 "기존 동시 수술이 진행됐던 질환에 대해 이중 진료가 불가피 할 수도 있어, 수술시간 연장, 비용 추가 등의 부담을 고스란히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부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의 '어려움'
치료 방법 선택권의 제한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렵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최신의료장비(코블레이터, 절삭기, 내시경 등)를 사용한 수술이다. 그 중 2011년부터 사용이 시작된 코블레이터는 수술 후 통증이나 출혈이 적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 포괄수가제로 인해 도입 1년 만에 환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감소된 경우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조진희 보험이사는 "포괄수가체계에서 고가의 치료재료를 비현실적인 저수가로 보상 받는다면, 누가 그 손해를 부담하며 누가 계속 신의료기술이나 최신의료장비를 이용한 수술을 하겠는가"라고 반문을 제기했다.
이어 "신의료기술이나 최신의료장비를 이용한 수술 수가의 현실화가 없이 시행되는 포괄수가 적용은 신의료기술을 사장시키는 셈이 되며, 나아가 우리나라 의료의 선진화를 지연시키고, 결과적으로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이비인후과는 오늘고 같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시작으로, 정부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치료방법 선택권 제한 및 동시 추가수술 행위 인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중진료 부담을 낮추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포괄수가제로 인한 환자의 권익손상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