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선진외국의 전유물로만 알려져 왔던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 시장에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지난 2002년 3~4%이던 국내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약 10%로 높아졌다.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란 상처나 짼 부위를 꿰매는 데 사용하는 실로, 꿰맨 후 거부반응 없이 저절로 분해돼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수술 후 생체 내에서 분해, 흡수돼 재수술이 필요 없다는 이점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 시장을 짚어봤다.
■합성흡수성 봉합사 선호 고부가가치 합성섬유인 봉합사의 경우 사용되는 부위, 용도에 따라 다양한 물질, 형태, 사이즈의 실들에 다양한 형태의 바늘이 달려 있기 때문에 1000여 가지가 넘는 제품이 있다.
물질별로 합성흡수성 봉합사는 보라색, 치과에서 많이 쓰는 실크봉합사는 검은색, 심장수술에 많이 이용되는 폴리프로필렌은 푸른색 등, 색으로 쉽게 구별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최근 각광받는 제품이 수술 후 생체 내에서 분해, 흡수돼 재수술이 필요 없는 생분해성 봉합사이다.
생분해성 봉합사는 소나 양의 창자를 가공해서 만든 캣거트 봉합사가 70년대 이전에는 주종을 이뤘으나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합성흡수성 봉합사가 70년대 초 개발됐고 광우병 파동 이후 안전하고 물성이 안정화된 고기능 바이오섬유제품(합성흡수성 봉합사)이 더욱 선호되고 있다.
■봉합사 분류별 특징 봉합사를 분류하는 방법은 인체 내 분해여부에 따라 흡수성(absorbable)과 비흡수성(nonabsorbable) 봉합사로 분류되며, 다시 소재에 따라 천연소재(natural)와 합성소재(synthetic) 봉합사, 외형적 구성에 따라 복선사(braided, 여러 줄로 구성)와 단선사(Mono-filament, 한 줄로 구성) 봉합사로 나뉜다.
△흡수성 봉합사 : 장기간 혹은 영구적인 지지가 필요한 부위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처에 사용하며, 특히 치유가 빠른 부위(위장, 대장 등)나 결석이 우려되는 부위(비뇨기 등)에 사용한다.
△비흡수성 봉합사 : 피부 봉합을 비롯해 장기간 혹은 영구적으로 지지가 필요한 부위에 사용된다.
△천연소재‧합성소재 봉합사 : 초기에 천연소재가 많이 사용됐으나 점차 이물반응의 가능성이 낮은 합성소재 봉합사로 대체되는 추세이다.
△복선사 : 강한 봉합력이 필요한 부위에 사용되며, 단선사에 비해 유연성이 높다.
△단선사 : 감염이 우려되는 상처나 미용효과가 중시되는 상처의 경우에 주로 사용되나 핸들링 하는데 있어 복선사보다 어려움이 있다.
■삼양사 합성흡수성 국산화 국내 수술용봉합사의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합성흡수성 봉합사는 특허 등의 이유로 90년대 말까지는 글로벌 기업인 존슨앤드존스메디칼, 코비디엔, 비브라운 등 3곳에서 독점하고 있었으나, 특허만료 후 90년도부터 우리나라, 일본의 원사공급업체가 생기면서 비흡수성만 취급하던 중소 봉합사 전문회사들이 제품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고 시장에 진입,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일등공신 중 하나가 국내 업체인 삼양사이다.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들은 70~80년대 주력산업이었던 합성섬유 기술을 기반으로 해 10년이 넘는 연구개발을 통해 합성흡수성 봉합사 개발에 성공했고, 1998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합성흡수성 봉합사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그 이후 봉합원사 판매는 각국의 봉합사 전문회사들의 생산기술지원과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빅3 외 원사시장에서 국내기업이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세계시장 ‘빅3’ 선점 존슨앤드존슨메디칼의 에티콘(Ethicon) 사업부는 1887년부터 의료용 봉합사를 공급해 왔으며, 현재 전 세계 봉합사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메디칼의 주요 제품으로는 바이크릴 플러스(VICRYL Plus, 세계 최초 항균봉합사), 모노크릴 플러스(MONOCRYL Plus, 항균 단선봉합사), 피디에스 플러스(PDS Plus, 항균 단선봉합사), 프롤린(PROLENE, 심혈관 수술용봉합사) 등이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100년 이상의 봉합사 개발의 역사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서, 업계 내 가장 규모 있는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근거 중심의 제품 정보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미 1세기 이상의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여 왔으며, 이것이 세계 여러 시장에서 존슨앤드존슨메디칼이 봉합사 부문의 주도적인 지위를 지켜온 원동력이 됐다”밝혔다.
존슨앤드존슨메디칼측은 다양화·고도화되는 봉합사에 대한 시장의 요구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새로운 제품(지혈제, 액상접착제, 유착방지제 외 다수)의 소개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말한다.
170여년 된 역사를 자랑하는 비브라운(B. Braun)이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약 20여년 전. 전문적인 지식과 시장으로부터 검증된 기술이 비브라운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강점들은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오랜 경험과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생산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비브라운 관계자는 말한다.
비브라운은 높은 성과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170년간 이어온 독자적인 기업가 정신을 영원히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섬유인 봉합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양사는 10여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 흡수성 수술용봉합사를 세계 40개국 80여개 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270억원으로 제품 판매를 본격화한 지난 2001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실적이다.
봉합용 원사를 생산해 해외 완제품 업체에 공급하고 있는 삼양사는 흡수성 봉합사의 경우 공기 중에 있는 수분에 의해서도 분해된다는 점을 고려해 포장기술에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까다로운 흡수성 봉합사의 품질관리에 성공, 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관계자는 말한다.
■국내시장 판매·수익 이중고 국산 봉합사 시장의 경우 판매량과 수익성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합성흡수성 봉합사 제품은 최초의 국산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저조하다.
국내 최초로 원사를 개발한 국내 기업의 경우 낮은 보험수가로 인해 수익성이 거의 없어 원사품질을 알기 위한 시험시장 정도로만 인식돼 있는 실정이다.
이는 많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에서 선전하는 반면 국내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시장의 경우 제품 인지도,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갖고 있더라도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되지 않고는 국산제품이 주요시장에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
또 보험수가 책정 시에도 임상자료가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해외임상 자료로 높은 보험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는 반면 국내 업체의 경우 적게는 수 억 원에서 많게는 수 백 억 원을 필요로 하는 임상시험에 따른 비용과 위험성을 감당하기 어려워 보험수가를 낮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의 제품 개발초기 많은 투자비용(임상비)에 따른 우대비용을 적용해 주는 것은 합당하나, 30년 이상 된 제품에도 여전히 보험가를 우대해 준다는 것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제품의 시장진입의 제한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