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한여름 뙤약볕은 자외선 차단제에 양산, 선글라스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쓰지만, 오뉴월 봄볕은 기분 좋게 즐길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자외선 단속을 등한시하기 쉽다.
하지만 '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는 속담처럼 한여름보다 오뉴월의 자외선이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더 많이 끼친다는 사실은 알아둘 만하다. 적당한 햇볕은 인체의 혈액순환을 돕고 비타민D의 합성과 살균작용을 하지만, 지나친 자외선은 피부 노화, 시력 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5월 말~6월 말 자외선 양 연중 최고
자외선의 강도는 계절, 날씨, 지형상의 위치, 고도, 받는 부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년 중에 자외선 양이 가장 많은 시기는 4∼9월이고 하지 때가 최고점이다.
이때는 태양과 우리나라가 일직선상에 놓여 거리가 가장 짧은 시기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받는 자외선의 양은 5월 말∼6월 말이 가장 많은데, 이 시기가 대기 중의 자외선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흔히 자외선을 걱정하는 7∼8월의 경우 온도는 가장 높지만 대기 중 습기의 농도가 높기 때문에 자외선의 양은 오히려 5∼6월보다 적다.
하루 중에서는 오전 10시∼오후 2시까지가 가장 강하다. 특히 해변의 모래사장, 바다, 스키장 등에서는, 직사광선 이외에도 물이나 눈에 반사되는 광선으로 인해 실제로 피부에 닿는 자외선 양은 훨씬 증가한다.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 노화 빨리 진행
피부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빨리 노화가 진행되고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색소가 증가된다. 따라서 각질이 일어나고 얼룩덜룩해지며 칙칙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와 주근깨도 많이 생기는데 이러한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변화를 '광노화'라고 한다.
광노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내인성 노화와는 다른 피부의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일시적으로 피부에 홍반, 색소침착, 광과민 현상을 일으킨다.
차움 피부과 최유진 교수는 "자외선에 장기적으로 노출된 피부는 두꺼워지고, 수분이 증발되어 건조해지거나 거칠어지며, 탄력이 떨어지고 상처 치유가 지연된다"며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종양으로는 광선각화증, 각화극세포종, 일광 흑자,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 흑자 등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피부의 광노화를 일으키는 햇빛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A와 자외선B로 나뉜다. 자외선B가 자외선A보다 1000배 정도 강하지만, 햇빛 중에 자외선A는 자외선B 보다 10배 내지 100배나 풍부하고, 진피 깊숙이 침투하며 활성산소를 생성하므로 피부의 광노화에 자외선B만큼이나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자외선B뿐만 아니라 자외선A도 차단해 주어야만 햇빛으로 인한 피부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햇볕에 노출된 정도, 피부색 등에 따라 광노화 정도 달라져
광노화의 원인은 사람의 노화 원인이 명확하지 않듯이 그 원인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자외선이 염색체와 세포막 또는 세포 내외의 물질에 흡수되어 손상을 끼칠 것으로 추정된다.
광노화의 정도는 햇빛에 노출된 정도, 피부의 색깔, 일광손상에 대한 취약성과 복구능력의 차이로 인하여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머리의 형태, 의복, 직업 등에 의해서도 차이가 난다.
최유진 교수는 "주근깨나 잡티, 기미의 경우에는 완벽하게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며, 치료에는 레이저, IPL, 피부박피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타민 A나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 C, E가 포함되어 있는 화장품이나 항산화제 보충제는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와 기미와 같은 색소 병변에 효과를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