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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음료 치아부식증 발생 위험
호서대 이혜진·원광대 오한나 교수 연구발표
기사입력 2016.03.09 14:38:15 | 최종수정 2016.03.09 14:38:15 | 구득실 기자 | kds01439@bokuennews.com
 

요즘 젊은 세대에서 인기 높은 에너지음료가 치아를 부식시키고 치아 법랑질 표면의 경도(硬度)를 크게 낮춘다는 사실이 국내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법랑질은 치아 내부의 상아질과 치수를 보호하는 가장 바깥부위로 에나멜(enamel)·사기질이
라고도 불린다.

호원대 이혜진 치위생학과 교수, 원광보건대 오한나 치위생과 교수팀이 시판 중인 에너지 음료의 법랑질 부식 능력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에너지 음료가 법랑질 부식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치위생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판매량이 많은 에너지음료 제품 3종을 각각 소의 치아(시편)에 1∼30분간 담갔다. 

담근 지 1분·3분·5분·10분·15분·30분경과 뒤에 소의 치아를 꺼내 1분간 증류수로 씻어낸 다음 표면미세경도계로 소 법랑질의 표면 경도를 쟀다. 비교를 위해 먹는샘물 1종도 함께 실험했다.

에너지음료나 먹는샘물을 소의 치아에 넣기 전엔 소 법랑질의 표면 경도는 284.3∼284.6 VHN으로 비슷했다. VHN은 물질의 경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먹는샘물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의 경도는 284.9 VHN으로 연구 시작 전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에너지음료 A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의 법랑질 경도(119.7 VHN)는 연구 시작 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에너지음료 B와 C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의 경도는 각각 208.9·210.5 VHN이었다. 에너지음료 A보다는 낫지만 먹는샘물과 비교해선 법랑질의 강도를 크게 낮춘 셈이다. 세 에너지음료의 수소이온농도, 즉 pH는 2.5∼3.4였다.

오 교수는 “에너지음료가 산성을 보이는 것은 유기산인 구연산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며 “세 에너지 음료의 평균 pH는 3.0으로 치아부식증을 유발하는 pH인 4.4보다 낮아 셋 모두 법랑질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고농도의 당·유기산(구연산 등)을 함유하고 pH가 낮은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시면 치아우식증 뿐 아니라 치아부식증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치아우식증(충치)이 세균에 의해 생성된 산으로 인해 치아의 단단한 조직이 손실되는 병이라면, 치아부식증은 세균과 상관없이 화학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치아부식증의 원인은 구토 등 위산의 역류, 산성 음료나 산성 음식의 섭취, pH가 낮은 구강양치액·약물복용 등이다. 

최근엔 탄산음료·과실주스·이온음료(스포츠음료)·발효유·와인·맥주·숙취해소 음료 등으로 인한 치아부식증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오 교수는 “치아부식을 예방하려면 pH가 낮은 에너지음료를 빨대를 이용해 최대한 치아에 닿지 않게 바로 섭취해야 한다”며 “에너지음료가 입 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도록 빨리 마시고, 음료를 마신 후 입안을 물로 헹구거나 불소용액을 이용해 양치할 것”을 주문했다.

 
 
구득실 기자 (kds01439@bokue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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