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생 현혹하는 중의대 유학

[데스크칼럼]

1991년 중국연변에 22명 흑룡강성에 4명이 처음으로 중의학 본과에 입학하면서 유학생 수는 이듬해 한중수교와 함께 급속하게 늘기 시작했고 1996년 7월에 처음으로 중의학 본과 졸업생도 배출됐다.

현재는 한해 대략 500~1000여명이 중국으로 중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떠나고 또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특히 대학 입시철만 되면 중국에 가면 어려움 없이 대학에 입학해서 의대, 치대, 약대, 수의대, 간호대, 중의학, 한방, 침구를 전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 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중국에서 전공을 하고 돌아왔다고 해도 단정적으로 말해서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중국에서 공부하고 중의학을 전공한 사람 중 일부는 “중국 대학 가서 비싼 돈 내고 중의학 배워도 한국에서 아무 대우도 못 받고 그냥 현실 도피 유학생으로 생각 할 뿐”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중국에서 중의학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또, 자칫 악덕 유학원들의 말만 믿고 무작정 중국에 갔다가는 그냥 놀면서 돈 버린다 생각하면 되고, 싸다고 무턱대고 갔다간 돈 버려 시간 버려 결국 3류 인생을 살 수도 있다는 섬짓한 설명도 덧붙인다.

실제로 최근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빌미로 ‘중국 중의과 대학을 졸업하면 한국에서 한의사로 개원이 가능하다’는 식의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에서 진학하기 힘든 한의과대학, 이제 중국으로 오세요’라고 하는 허위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의계는 “한의사와 중의사는 엄연히 다르며, 각 국에서 의료인으로서의 활동이 상호 제한돼 있다는 점을 기억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지난 25일 중의사가 한국에서 진료할 수 있는 것처럼 현혹하는 일부 업자들의 거짓말에 국민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한-중 FTA 협상에서는 보건의료 인정 문제가 제외돼 있으며, 따라서 FTA 타결 이후에도 한-중 양국의 의료와 관련된 사항은 일체의 변화가 없다.

특히 양국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의료인에 대한 상호 인정을 하고 있지 않아 한의사는 중국에서, 중의사는 한국에서 진료를 포함한 모든 의료활동을 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부 유학원이나 사설학원 등에서 입시철을 맞아 중국에 있는 중의과 대학을 졸업하면 마치 한국에서 한의사로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거짓정보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현혹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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