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10명 중 9명 요추질환 의심해야"

서울아산병원, 40세 이상 택시기사 163명 대상 요추질환 검사

오랜시간 앉아서 운전을 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디스크, 척추 협착증, 퇴행성 측만증 등의 요추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통증 및 다리저림 증상에 대한 호소도 심각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40세 이상 택시기사 163명을 대상으로 요추질환에 대한 X-ray 검사 및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10명 중 9명 꼴로 요추질환이 의심되는 퇴행성 변화를 확인했으며 전체의 85%는 요통을, 63%는 다리저림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요통 및 다리저림에 대한 증세는 주당 근무일수, 직업만족도, 스트레스 등의 업무적 요인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소 좁은 공간에서의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많은 직업병을 호소하는 택시기사들에게 요추질환과 요통이 특히나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허리건강을 위한 질환 예방 및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체 163명 중 91%인 총 149명에게서 X-ray 검사(후전면·측면)상 요추질환이 의심되었다. 149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중복 진단) 가장 많은 134명에게서 퇴행성 변화인 척추증(spondylosis)이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66명에게 디스크 공간 협소(disc space narrowing)가 확인됐다.

디스크 사이의 공간 높이가 주변 부위와 비교했을 때 좁아져 있는 경우를 디스크 공간 협소라 하는 데, 이 경우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등을 의심할 수 있어 큰 주의를 요한다.

추간공 주변으로 뼈가 자라 있고 주변 추간공에 비해 크기가 작을 경우 의심할 수 있는 추간공 협착증도 51명에게서 보였고, 27명은 허리가 휘어진 경우인 퇴행성 측만증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척추체가 앞으로 튀어나온 전방전위증이 16명, 뒤로 튀어나온 경우인 후방전위증이 7명에게서 보여 척추관 협착증 혹은 추간공 협착증에 대한 진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체가 찌그러진 압박골절도 7명이나 보여, 즉각적인 치료도 필요했다.

개인·업무적 요인과 함께 요통 및 다리 저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 163명 중 85%인 139명이 요통 증세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약 70%가 1년 이상의 만성통증을, 절반 가까이가 평상시에도 항상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다리저림의 증세도 전체의 63%인 103명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년 이상의 만성통증자도 이 중 65%가 넘었다.

이러한 요통 및 다리저림 증상을 개인·업무적 요인과 연관지어 살펴 보았을 때 음주·흡연을 했을 때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나쁜 운전자세가 올바른 자세보다 요통 및 다리저림 증상이 상당 부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33명으로 비흡연자 130명보다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러한 흡연 여부에 따른 요통 유무를 분석한 결과, 흡연시 요통이 있을 확률이 비흡연시보다 약 6배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주당 근무일수가 많아질수록 ▲직업만족도가 떨어질수록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요통과 다리저림 증상이 있을 확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조재환 정형외과 교수는 "좁은 공간에 앉아서 오랜 시간 운전할 경우 누워있거나 서있을 때보다 허리에 더 큰 부담이 갈 수 있다"며 "이번 검사 결과에서도 보여지듯이 택시기사분들의 요추질환과 통증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평소 허리건강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통계 결과는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 정형외과 등이 시행한 택시기사 허리건강 캠페인의 검사 및 설문을 분석한 것으로, 참여한 40세 이상 택시기사 163명(남 155명, 여 8명)의 평균 나이는 61.8세, 평균 근속년수는 18.2년, 주당 근무일수는 4.5일, 일일 근무시간은 11.6시간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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