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현장세정 대폭 강화한다"

김덕중 청장, 27일 취임사서 강조
"준비된 DJ, 세원분석+조사국장 역임"

김덕중 국세청장은 취임사에서 현장 세정활동을 강조해 향후 국세청 업무편재에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 김덕중 국세청장은 취임사에서 현장 세정활동을 강조해 향후 국세청 업무편재에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취임 일성으로 '현장중심의 세정' 강화를 천명하고 나서 그동안 기능별 조직으로 운용되던 국세청 업무편재가 어떻게 변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7일 취임사에서 김 청장은 "이제까지 본청 지시와 전산 신고자료 검증 위주의 소극적 업무처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면서 "이제 일선 관서 자율적으로 세원 현장정보 수집을 활성화 하는 등 세원발굴 노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청장의 현장 세원정보 수집 강화 천명은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지 말고 현장을 다니면서 실효성 있는 세정활동을 하라"는 지시의 일단이다.

■ 현 기능별 조직, 조사요원 이외엔 세무서 담장 밖 못 나가

그러나 국세청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조직운용 체계가 기능별 조직으로 촘촘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능별 조직은 '조사-세원분석-체납업무' 등 철저하게 구분이 돼 있는데 현재 조사요원이 아니면, 일절 세무서 담장 밖을 벗어날 수가 없도록 돼 있다.

특히 세원분석(법인-소득-부가-재산재세 등)을 전담하는 부서는 세무공무원의 주요 핵심기능인 조사업무를 사실상 전혀 하지 못하는 이른 바 '식물부서'에 다름 아니다.

오죽하면 법인-소득-부가세과 직원들은 '풀칠과-전산입력과' 라는 별칭이 붙었을까!

이 과정에서 국세공무원들의 자존심이 적잖게 손상돼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 전임 국세청장이 옥죄였던 현장세정...김 청장이 풀어헤칠 듯

과거를 돌이켜보면, 역대 국세청장들이 2만여 국세공무원 하부조직의 '부정-비리-금품수수' 등을 업무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조사요원 이외에는 일절 현장 세정활동을 금지시켜 왔던 게 그 주요 요인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런 조사국에서 사단이 났다. 이에 대한 처방전을 들고 나온 김덕중 국세청장이다.

김 청장은 서울청 세원분석국장을 역임했다.

사실, 서울청 세원분석국장 자리는 과거 막강한 '직세국장-법인세국장' 등의 전신이다.

당시만 해도, 기업들과 고액자산가들이 조사국장보다 이들에게 잘 보여야(성실납세를 해야하는 일련의 세정활동) 했다. 실지 세무조사와 이 보다 더 엄격한 '서면분석' 권한이 부여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현재는 '세원관리국장-세원분석국장' 등으로 보직 명칭이 변경되는 등 업무분장 권한도 대폭 축소됐다. 뭐니뭐니해도 국세청 업무는 조사권이 있느냐 없느냐에 '성실신고' 여부가 달려 있다.

김 청장은 세원분석국장을 역임한 후 곧바로 서울청 조사1국장으로 영전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중심의 세정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 몸소 실감했을 것이다.

■ 국세청 전산실 자료 방대하나...수동적 자료-현장 고급 세원정보 사실상 전무

역사의 고비 때 마다 국세청은 대대적인 개혁조치를 내 놓았다. 안정남 청장 시절엔 ▲기능별 조직으로 분리 개편한 것을 필두로 ▲부가세 지역담당제 폐지 등 경천동지할 기존의 관행을 철폐 시켰다.

지금 국세청 양평동 전산실엔 방대한 납세정보자료가 축적돼 있다. 그러나 이는 수동적 자료다. 경찰 정보팀의 활동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장에서 수집되는 세원정보는 미안하지만, 전무한 실정이다. 생생한 고급정보가 없다는 얘기다.

준비된 청장, 닉네임 '돌아온 DJ', 20대 김덕중 국세청장이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창의성과 협업이 중시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향후 국세청을 어떤 형태로 바꾸어 나갈 지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김덕중 국세청장[프로필]

▲59년 대전
▲대전고
▲중앙대
▲행시27회
▲천안세무서장
▲국세청 전산운영담당관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장(3급. 부이사관)
▲서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서울청 세원관리국장
▲서울청 조사1국장
▲대전지방국세청장
▲국세청 기획조정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중부지방국세청장
▲(現)20대 국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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