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공률로 급부상 '약물 용도변경 개발' 활성화 방안은

"산·학·연·병 다중협력·DB구축해야"

최근 제약계 전반에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새로운 약물 개발에 뛰어들기 보다 약물 용도변경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약물 용도변경이 기존 약물개발 접근 방식보다 비용과 속도면에서 유리하고 위험성도 낮으며 더 높은 성공률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약물 용도변경은 이미 승인된 약물에 대해 새로운 적응증을 연구하거나 이전에 연구됐지만 승인되지 않은 약물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약물개발의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2007~2009년 미국 FDA 승인 신약 및 생물학적 제제의 약 30~40%가 용도변경 또는 재배치 의약품에 해당된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약물 용도변경의 장벽 및 활성화를 위한 방안'브리프에 따르면, 약물 용도변경은 약물 안전성을 확립하는 개발의 초기 단계를 이미 완료했기 때문에 비임상, 안전성 및 내약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 방법에 비해 약물 개발 기간이 훨씬 짧아 일반적으로 3~12년 이내에 승인된다. 이미 긍정적인 비임상 및 안전성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규제 승인을 더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비용도 기존에 절반 정도에 그친다. 신규 화학물질에 20억~30억 달러가 투자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약물 용도변경에는 평균 3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더불어 질병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표적, 경로 및 바이오마커를 도출할 수 있어  메커니즘에 대한 추가 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용도변경 약물의 대표사례 약물인 '탈리도마이드'는 과거 입덧치료제로 승인됐다가 1950년대 후반에 전 세계적으로 약 1먼여명의 유아에게 선천적 기형을 일으키며 악명을 얻었다가 이후 혈관신생 또는 종양에 영양과 산소를 전달하는 새로운 혈관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것이 발견돼 다발성골수종이라 불리는 혈액암 치료제로 새롭게 임상 및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경우다.

전 세계적으로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의 대규모 건강 위기와 막대한 사망을 초래한  코로나19 위기시  환자 치료에 긴급 사용 승인과 정식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 역시 원래 C형 간염 치료를 위해 개발된 항바이러스제로 유명한 용도변경 약물 중 하나다.

브리프는 약물 용도변경의 활성화를 막는 주요 허들로 재정 및 자원 부족, 지적재산(IP) 문제, 열악한 데이터 접근성, 편향 등을 지목했다. 현재 용도변경 화합물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수억에서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며 화합물 및 적응증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약물 용도변경을 통해 제약사는 더 빠른 개발 일정과 비용 절감, 빠른 규제 승인과 높은 성공확률 등 이점을 갖고 있는 반면, 재정·자원 부족, 지적재산권(IPO) 문제, 열악한 데이터 접근성 등 활용에 허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다양한 후보물질이 재산권으로 보호되고 있어 해당 화합물을 보호하는 관련 특허에 접근 허가 없이 다른 당사자가 개발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개발이 중단된 화합물의 경우 시험 데이터와 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보이지 않게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접근 환경도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브리프는 약물 용도변경 활성화를 위해서 브리프는 제약회사와 학술기관, 비영리 기관 및 바이오기업 간의 다중 파트너 협력을 강조했다. 

제약회사는 중단된 화합물 및 데이터 뿐만 아니라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바이오기업과 학계는 화합물을 연구하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신흥시장에 대한 정보와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간 협력을 통해 약물 용도변경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NIH가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화이자와 공동으로 출시한 'Discovering New Uses for Existing Molecules' 프로그램은 화합물, 데이터, 인적 및 재정적 자원의 가용성을 촉진하고 약물의 용도변경에서 지적재산 및 데이터 공유문제를 해결했다. 

이외에도 약물 변경목표를 식별하고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도 약물 용도변경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공개된 데이터베이스와 결합된 컴퓨터 접근방식은 약물-질병 반응을 예측하고 표적 및 경로를 검증함으로써 잠재적인 용도변경 기회를 식별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화합물 기증 시 잔존가치 공제를 허용하거나 시험자료를 제3자에게 공유하는 활동에 대한 세제혜택은 약물 용도변경을 촉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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