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진정템'·필리핀 '여드름케어' 주목

[글로벌 뷰티 트렌드] 한국화장품 인기 여전… K-뷰티 어필 마케팅전략 유효

말레이시아 화장품시장에서는 최근 민감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이 민감성 피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젤 크림 등 카밍 제품의 수요가 높으며, 주로 센텔라아시아티카(병풀) 등 천연·유기농 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 잘 팔린다.

특히 피부과 의사와 협업하거나 각종 효능에 대한 임상자료를 내세우며 마케팅을 전개하는 브랜드가 대세다. 주요 스킨케어 제품 구매처로 왓슨스, 가디언과 같은 드럭스토어가 부상하고 있다.

SNS를 통해 뷰티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피부에 맞는 스킨케어 루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는 셀프케어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간단한 단계의 시리즈 제품은 물론 다양한 스킨케어 키트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제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필리핀 여성들은 여드름 고민이 많기 때문에 여드름 케어에 효과적이면서 피부자극은 줄인 저자극 아크네 클렌저의 수요도 높은 편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최근 '2022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7호를 발간하고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뷰티시장 트렌드와 효과적인 홍보·마케팅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뷰티시장 주요 키워드는 '진정(Calming)'이다. 특히 덥고 습한 기후와 마스크 착용으로 민감해진 피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유기농 성분의 피부 진정 효과가 있는 스킨케어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여성들의 빛나는 피부를 동경하는 말레이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K-뷰티의 인기도 여전하다.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중 한국 제품이 절반 이상이라고 응답한 말레이시아 여성이 36%나 된다는 설문결과도 나와 있다(라쿠텐 인사이트).

인구 60% 이상이 이슬람교도로 할랄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할랄 제품이 각광받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현지 브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들의 할랄 인증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팬데믹으로 시작된 앳홈(At Home) 트렌드는 여전히 인기며 집에서 스스로 관리하는 홈 케어가 루틴으로 자리 잡으면서 스킨케어 뿐만 아니라 바디케어, 헤어케어 제품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집에서 스파를 즐기기 위한 양초, 디퓨저를 비롯해 핸드크림, 바디크림, 바디 스크럽과 같은 바디 제품들과 헤어 마스크 등 헤어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연구원은 "말레이시아는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현지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은 K-뷰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드럭스토어 스킨케어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피부과 테스트나 효능 데이터 구축과 함께 타깃층을 고려한 가격 전략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필리핀에서는 '클렌저(Cleanser)'가 주요 키워드로 조사됐으며, 특히 두피관리 제품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마스크 착용, 호르몬,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여드름 고민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아 여드름 케어 제품의 수요가 높다.

현지 매체에서는 세안 단계에서부터 여드름 케어에 효과적인 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도록 추천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소개되는 유효 성분은 살리실산, AHA, 코직산 등이다.

필리핀 MZ세대 사이에서 K-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드라마 속 여배우들의 스킨케어, 메이크업 등 K-뷰티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비건 성분과 크루얼티 프리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현지 로컬 브랜드도 MZ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써니 페이스, 이지앤코, 컬러레트 등 비건 크루얼티 프리 콘셉트의 필리핀 뷰티 브랜드들이 저렴한 가격대비 효과 면에서 뛰어나다고 평가되며 각광받고 있다. K-뷰티와 유사한 이미지를 어필하는 모방 브랜드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K-뷰티를 경험할 수 있는 강점을 내세우며 현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연구원은 "필리핀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복잡하지 않은 단계에 중점을 맞춘 셀프케어 전략이 요구된다"며 "필리핀 로컬 브랜드들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의 차별화된 성분과 기술력, K-뷰티 이미지 마케팅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사용자 리뷰 구축과 함께 현지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양국의 주요 유통 채널로는 가디언(말레이시아)과 루스탄(필리핀)이 꼽혔다.

가디언(Guardian)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H&B스토어로 1967년 쿠알라룸푸르에 첫 매장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전역에 500여개의 매장과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6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1500여개 헬스&뷰티, 개인 위생 필수 제품의 가격 할인 캠페인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월에는 신규 모바일 앱 출시해 앱 전용 프로모션과 매주 화요일 추가 10% 할인 혜택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할인 행사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디언 브랜드로 스킨케어, 헤어, 바디, 개인 위생용품 등 500여품목을 판매하고 있으며, 치약 등 일부 제품은 할랄인증(JAKIM)까지 받아 시장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루스탄(Rustan's)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필리핀 백화점 체인으로 30~40대 고소득층이 주요 고객인 만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으로 확대해 자체 뷰티 전문 쇼핑몰 '더 뷰티 소스(The Beauty Source)'를 운영하고 있으며, 멤버십 프로그램인 '뷰티 어딕트(Beauty Addict)'와 뷰티, 패션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코닉(ICONIC)' 섹션 등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방문과 제품을 구매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혜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