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과 ‘치유’ 그리고 포스트코로나

[기자수첩]

지난 해 상반기 청년층의 자해 발생 진료 건수가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사회적 활동의 감소로 대인 관계와 취업 활동마저 제한되면서 우울증, 자해를 넘어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디 청년뿐일까. 국민의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인해 우울함과 불안감을 경험하고 있으며 아직도 진행 중이다. 정부도 심상치 않는 상황임을 파악하고 지난해 연말 제3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자살예방 강화대책을 발표했을 정도다.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1년이 넘도록 오프라인 활동을 최소화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답답함, 우울증, 고질적인 스트레스, 순간 화를 참지 못하는 병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이 코로나19가 끝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꼽았다. 얼마 전 인터파크투어에서 코로나19가 끝날 것을 전제로 사전예약신청을 받았는데 홈쇼핑 여행상품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코로나 통제 상황이 좋지 못해 어디든 떠나기 어렵고, 국내의 경우에도 확연히 줄지 않는 신규 감염자 수로 인해 단거리 여행조차 맘 놓고 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뉴노멀의 시대라는 말도 있다. 사람들은 도태되지 않기 위해 언제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왔다. 몇몇 미래학자는 코로나10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한다. 우리 삶의 방식이 달라졌기에 예전처럼 똑같이 돌아간다는 건 어렵다는 뜻이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면, 회복의 과정이 필요하다. 회복이란 말이 원래의 좋은 상태로 돌아간다는 뜻인 것처럼, 치유의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힐링이니 치유니 하는 말이 유행처럼 쓰였지만, 요즘엔 이 단어의 무게가 새삼 다른 것 같다. 삶을 되돌아보는 어떤 여유나 명상, 느림의 미학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 지긋지긋한 병세를 극복하고 온전한 나를 회복하는 느낌에 가까워서인지 좀 다급한 느낌마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시계를 돌리고 싶어하지만, 힘든 1년이라는 시간은 흘러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에 앞서 각자 저마다의 회복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부터 치유의 시간을 준비하면서 희망이라는 삶의 면역력을 조금씩 높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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