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혁신을 향한 비상… 2020 보건의약계를 말하다"

[신년 앙케트]

국내 보건산업계는 지난해 전 세계적인 불황에 맞서 악전고투 했다. 그 속에서 의료계와 약업계도 한 해를 달군 여러 이슈와 함께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2년 차를 맞은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지속됐고 정부와 의료계는 투쟁과 협상을 병행하며 대립했다. 제약업계도 굵직한 대형 악재들로 얼룩졌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선진 의료, 제약강국을 향한 노력 또한 끊이지 않아 변화와 혁신의 발걸음을 지속했다. 이에 본지는 2020년 새해를 맞아 ‘신년 앙케트-보건의약계를 말한다’를 마련하고 각 직역단체장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앙케트 질의 내용]

    1.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선 추진사업
    2. ‘문재인 케어 2년’ 평가
    3. 직역단체 간 갈등 해법
    4. 의약분업 20년, 개선책은
    5. 2020년 정부에 바라는 점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에 모든 역량 쏟을 것

1.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선 추진사업
A. 대한병원협회는 최근 몇 년사이에 급격히 심화되고 있는 의료인력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공급 부족을 비롯, 저수가, 지역별, 병원 규모별 근무여건의 차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계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올해에는 정부와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 각층에 의료인력 부족의 심각한 실상을 알려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 ‘문재인 케어 2년’ 평가
A. 문재인 케어 2년을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에는 기초자료가 충분치 않다. 비급여가 급여권으로 편입되므로서 병원 수익은 크게 나아진게 없는 반면 건강보험 진료비 지표상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착시현상’으로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의료이용량이 급증한 것을 병원계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문제다. 의료이용량 변화와 건강보험 재정, 의료수급 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루 참조해 현실에 맞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3. 직역단체 간 갈등 해법
A.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체제하에서는 직역간의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저수가 체계하에서 의료이용량(빈도)으로 수지를 맞추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각 직역에서 영역을 확대할 수 밖에 없는 데에서 갈등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의료양극화가 초래될 수 밖에 없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할 때다.

4. 의약분업 20년, 개선책은
A. 병원내 외래 조제를 금지한 기관분업으로 여러 가지 편법과 폐단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기관분업 보다는 직능분업을 통한 인력 운용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조제처 선택을 환자에게 맡기고 병원밖 약국에서 약을 짓는 경우 수가를 더 보상하고 있는 일본식 선택분업의 사례를 검토할 만 하다.

5. 2020년 정부에 바라는 점
A. 선거 공약 프레임에 갖혀 정책 추진에 있어 서두르는 경향이 커 보인다. 충분한 대화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인 제도 안착을 위한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보건의 문제는 국가가 책임하도록 헌법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만큼 국민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는 쏠림이나 인력부족 문제에 대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직역 이기주의와 갈등으로만 몰아가지 말고 강력한 추진력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보건을 위한 정책이 정쟁의 수단이 되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져야 하고 소통과 화합으로 합리적인 정책추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의료 지속가능성 위해 보장성 정책 재검토 해야

1.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선 추진사업
A. 우선 의료현장의 생존과 직결되는 수가를 현 실화하는 것을 비롯해 회원 권익 향상에 주력하겠 다.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의학적 원칙에 따라 최선의 진료를 다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도 개선 에도 역량을 쏟고자 한다. 아울러 올 4월 총선에서 의료전문가의 의견이 보건의료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 ‘문재인 케어 2년’ 평가
A. 문재인 케어는 2년 전 의료계가 우려하고 예언했던 대로 필수의료와 의료전 달체계 붕괴 및 건강보험재정 위기 등 부작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의 가속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원칙 없 는 무분별한 급여화로 인해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정부는 보장성 정책을 합리적으로 재검토해 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문케어는 정권의 치적이 아닌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3. 직역단체 간 갈등 해법
A. 상식과 법의 태두리 안에서 서로간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면허범위를 지켜 야 한다. 우리 의료법에서는 의료인 종별에 따라 분명하게 임무를 정하고 있다. 의료의 가장 큰 원칙인 ‘Do no harm’(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 것)은 종별과 무 관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면허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는 환자에게 분명하게 위협 이 된다. 서로 선을 지키고 자중해야 한다.

4. 의약분업 20년, 개선책은
A. 정부와 의료계가 정반대의 주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20년이 됐다.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됐는지, 의약분업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 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누구 말 이 맞았느냐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현 시점에서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기 위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자는 것이다.

5.  2020년 정부에 바라는 점
A. 보건의료정책 수립 과정에서 의료계와 정부의 협력과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인 의료계의 의견이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의료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 향적인 태도 변화를 바란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적극적인 정부지원 필수… 제약산업계 목소리 반영을

1.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선 추진사업
A. 2020년 협회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신약 개발과 글로벌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 스타 트기업, 학계, 민관이 협력하는 교류의 장을 만드 는데 주력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 정부의 산 업육성 방침에 걸맞는 국가차원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집행 및 통일되고 일관된 정책의 방향성 정립을 유도 △ 산-업-연-병정간의 오픈이노베이션 확산 및 강화 △ 글로벌 진출 지원체계 확립 △ 산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교육 및 인력확보 등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 ‘문재인 케어 2년’ 평가
A. 제약산업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사회안전망이자 국가 미래를 견인할 신성 장 동력이다. 그렇기에 문재인 케어의 보장성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고 또 그렇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산업의 발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의약주권을 바탕으로 국 민들의 고가 신약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을 최소화 시키고 안정적인 의약품 공 급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지금 각국의 정부는 자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 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도 작년 제약바이오분야를 국 가 3대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며 입지를 다진 만큼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제 도의 목적과 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를 모두 살릴 수 있도록 신중하고 합리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3. 직역단체 간 갈등 해법
A. 보건산업은 여러 산업 중에서도 건강보험으로 인해 정부-병원-의료인산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맞물려 있다. 국민건강과 삶의 질을 책임진 다는 지향점에 대한 공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니다. 여기에 상호 이해 와 신뢰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소통과 교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협회 역시 단체 간 교류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5. 2020년 정부에 바라는 점
A. 지난해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미래주력산업으로 선언해 달라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바이오를 미래형자동차, 비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3대 주력 산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국내 제약산업계는 10년 연속 수출 증가와 대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부응했다. 지금까지는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필요성을 증명해냈다면 앞으로는 이를 발판삼아 세계 1400조 제약시장에 뛰어들 것이다. 산업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직역단체 간 갈등해소 시급… 정부 중재자 역할 중요

1. 2020년 경자년(庚子年) 우선 추진사업
A. 회원들의 민생 관련 사업에 주력할 것이다. 과 다한 약사감시 해소를 위해 ‘비윤리적 행위 전문평 가단’ 도입으로 자율지도권을 확장하고, 과도한 행 정벌칙을 줄이고 약국 불편사항에 즉각 대응할 시 스템 회무도 강화할 것이다. 건강보험 약사 신수가 체계 개발과 기존 수가의 적절성을 확보 강화하는 사업도 추진할 것이다. 국민과 교감할 수 있는 커뮤니티케어, 올약사업, 방문약 료 등의 약사직능 서비스를 강화하고 적절한 보상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2. ‘문재인 케어 2년’ 평가
A.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병원비 걱정없는 나라를 만들겠다 는 당초 취지를 고려할 때 의료취약계층의 병원비 부담을 크게 낮춘 것이 최대 성과이다. 비급여 진료비의 급여화에도 기여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비 급여 진료가 생겨나고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등에 대한 정교한 대처방 안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3. 직역단체 간 갈등 해법
A. 직역단체간의 갈등 해소에 있어 갈등해소의 중재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가 장 중요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전제로 직역단 체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정기적인 의사소통과 갈등요인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 의 공정성의 확보가 필요하다.

4. 의약분업 20년, 개선책은
A. 국민의 건강보호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 의약 서비스 이용의 불편 등의 사회적 비용을 대가로 하여 시행된 의약분업은 기대효과를 달성하고 있다 고 할 것이다. 처방 상호점검과 중복투약 및 약력관리, 환자의 알권리 확대 등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게 발전해가야 한다.

5. 2020년 정부에 바라는 점
A. 의약품을 통한 단순한 질병치료나 예방의 시대에서 이제는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의 환자들의 안 전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정부 주도의 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의 약품 사용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약사직능을 활용한 환자안전 정책수 립과 이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민 건강권을 증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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