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 대세 '체외진단기기'…외국기업 시장확대 전개

메드트로닉 시장점유율 1위, 한국제품 인지도와 마켓 포지셔닝 낮다는 지적도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러시아 정부가 의료기기 등 주요 20대 산업을 선정, 수입대체정책을 강력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이 현지 파트너와 기술협력을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한 가능성이 있어서다.

러시아 정부 예산 가운데 상당부분이 의료기기 현대화를 위한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이 분야에 대한 정부지출 확대가 당분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KOTRA(사장 권평오)는 '러시아 시장 환경과 경제협력: 의료기기·조선' 보고서를 발간했다.

주요 카테고리별 의료기기 생산액 및 비중(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규모는 2014년 1924억루블(3조5286억원)에서 지난해 2656억루블(4조8711억)로 4년 동안 38% 성장했다. 유가 회복으로 민간 선박 건조량도 2016년 14만5000t에서 작년에 20만t을 넘기며 약 40% 증가했다.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은 체외진단장비(IVD) 분야로 노인인구 증가에 기인했다. 체외진단장비 분야가 약 23%의 시장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반 수술 및 내시경검사 관련 기기가 10.6%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음으로는 소생, 마취, 응급용품 분야와 심혈관, 신경외과 관련 기기가 각각 9.8%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3위의 비중을 점유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외국계 기업들은 러시아 시장 내 축적된 기반을 바탕으로 생산을 확대하거나 다양한 시장 확대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메드트로닉 인슐린펌프

우선 미국계 글로벌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은 러시아에서 인슐린펌프, 당 측정기 품목 시장점유율 1위다.

메드트로닉은 2000년대 러시아에 진출한 이래 의료기기 분야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2003년 모스크바에 대표사무소를 설치한 이래 현재 약 290명의 인원이 근무한다.

현재 러시아에서 인슐린 펌프 및 당 측정기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스텐트 등 심혈관 질환관련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메드트로닉은 단순 제품 판매를 뛰어넘어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인슐린펌프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당뇨병 환자에 특화된 인터넷 웹사이트를 구축해 온라인 컨설팅을 제공 중이다. 여기서 자사제품 사용법은 물론 당뇨병 맞춤정보를 제시해 현지 당뇨병 컨설팅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러시아에서 생산중인 GE헬스케어 제품

GE헬스케어는 러시아 시장 내 2위의 의료기기업체로 영상, 진단 장비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러시아 정부의 수입대체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재작년 모스크바 인근에 약 1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제품 생산용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등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현지 시장에서 선점효과를 지키고 있다.

진단장비, 수술장비, 헬스케어 장비의 IT·프로그램 솔루션 제공 등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모스크바 인근에 제품 생산을 위한 조립공장을 갖추고 있다. GE헬스케어는 러시아에서 제품 생산 및 판매, 의료시스템 구축 솔루션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비브라운의 러시아 주력제품인 주사기류

비브라운(B. Braun)은 독일계 의료기기 생산기업으로 소비에트 시기부터 러시아에 의료관련 제품을 수출하면서 초기에 러시아에 진출했다. 비브라운은 구축된 네트워크를 기반한 완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비브라운의 주력 품목은 주사기 관련 제품으로 약 30개국 50여개 제품이 시장에 출시왜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메디슨 영상진단기의 러시아 모델

삼성메디슨은 러시아 시장에서 주로 초음파 영상진단기 생산 및 판매관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 메디슨은 2006년 투자를 통해 러시아에 진출해 영상진단기를 현지에서 생산했다.

2018년 4월 러시아의 아프토마티카 콘체른' 등 러시아 기술기업과 의료기기 분야에서 향후 기술제공 및 부품공급에 합의했다.

러시아 진출을 위한 한국기업의 강점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제품 생산이 가능하며, 러시아 시장에서의 경험이 있다는 점이 꼽혔다.

코트라는 "한국기업들은 의료기기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협력의 여지가 매우 높다"며 "이미 러시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산 제품들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품질로 인해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해 여전히 러시아 내에서 제품 인지도와 마켓 포지셔닝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의 주요 구매처인 정부 측의 한국산 주요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않고 정보가 부족해 실제 대량구매로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것.

코트라는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할때 러시아 시장 진출은 완제품의 단순 수출보다는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또는 단독투자를 통한 현지 조립라인 구축이 유리하다"며 "특히 국내 생산제품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심혈관, 신경외과 관련기기, 일반수술 및 내시경 검사기기, 영상진단 장비 등의 현지 생산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생산을 통해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하는 방법으로는 현지 기업의 시설을 활용한 제품 생산이 있으나 품질문제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사 설립을 통한 완제품 수출은 시장의 초기진출에는 적합한, 러시아 내에서의 장기간 사업수행에 있어서는 단계적인 현지 생산을 염두에 두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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