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의료기기 창출…협력 통한 혁신 필수"

[창간 53주년 기획2 / 미래 여는 보건산업] 외고-융복합 활용 의료기술

김동우 메드트로닉코리아 당뇨사업부 총괄 및 사업개발 상무

체외진단법 등 미래 신산업 육성

성장 위해선 가능성·기회 찾아야

AI 영상진단·바이오 물질 구축

최근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한편 변화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체외진단의료기기법, 의료기기 인허가 기간 단축 등은 의료기기 산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2018년 기준, 6조8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한 세계 9위 규모이다. 생산실적 및 수출액 측면에서 볼 때, 치과용 임플란트, 범용 초음파 영상 진단 장치, 성형용 필러가 1~3위를 차지하며 국내 의료기기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별 ‘의료기기’ 수출국은 미국, 중국, 독일로 이는 주요 의료기기 시장을 꾸준히 공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높은 의료 수준과 우수한 의료인력, 차별화된 IT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한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중인 융복합 혁신 의료기기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어떤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메드트로닉, 융복합 시장 리더십 확고

글로벌 최대 의료기기회사인 메드트로닉 역시, ‘융복합 혁신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와 과제’란 큰 주제 앞에선 같은 입장이다. 어떻게 하면 메드트로닉의 기존 제품군에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영역인 정보통신, 바이오, 로봇기술 등을 더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할 것인지 고민을 거듭한다.

지난해 10월, 메드트로닉이 이스라엘의 척추수술전문 로봇기업인 마조 로보틱스(Mazor Robotics)를 16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융복합 혁신 의료기기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가장 혁신적이고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환자와 의료진에게 안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파트너십’을 택한 것이다. 협력을 통한 혁신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도 큰 성장의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메드트로닉은 지난해 KOTRA와 함께, ‘메드트로닉 아시아 이노베이션 콘퍼런스(MAIC)’를 개최해 국내 여러 의료기기 제조업체 및 제조사와의 네트워크 장을 열고, 현재 몇몇 회사와 구체적인 협업 계획을 논의 중이다.

국내 융복합 의료기기 기술력을 하루 아침에 자체적인 힘으로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영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측면을 고려할 때, 이미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핵심 융복합 의료기기 기술을 확보한 타 업계 우수 기업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국내 ICT·BT 연구소와 개발 협업

융복합 의료기기 분야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에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한국은 세계 선두권의 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다수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와 바이오기술(BT) 분야의 제조 업체,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기존 의료기기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루기 어려웠던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진단 서비스, 자연에서 직접 추출한 바이오 물질 기반의 지혈제 등 다양한 융복합 의료기기 기업이 국내에서 탄생,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국내 융복합 의료기기 기업이 자체적인 역량 강화 및 의미 있는 성장을 지속한다면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선도 의료기기 기업과의 제휴를 계획할 수 있다. 이는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글로벌 진출’ 및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세계 9위 규모로 성장했으나 이는 아직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1.6%에 머무르고 있다. 또 전 세계 의료기기 기업 매출액 상위 30위 권 내에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없다는 것도 아쉬운 현실이다.

하지만 융복합 혁신 의료기기 산업을 기반으로 한 혁신 성장을 거듭할 경우,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의 탄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융복합 혁신 의료기기 산업의 미래는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없다. 산업 전체의 발전과 통합적 가치 창출은 ‘지속적인 협력’과 ‘혁신 의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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