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식품 날짜 표기 방식 표준화 추진

식품 낭비 줄이고 음식 쓰레기 감소 효과도 기대

미국 식약청(FDA)이 식품 날짜의 표기 방식을 표준화할 방침이다. 현재 식품 제조사들이 자발적으로 식품 날짜를 표기하고 있어 여러 방식의 혼용으로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식품 날짜 표기 방식이 표준화되면 갈수록 늘어나는 음식 쓰레기도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23일 미국 식약청(이하 FDA)에서는 소비자의 혼란과 식품 낭비를 줄이고자 식품 날짜 표기 방식의 표준화를 권장하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FDA는 포장 식품에 대해 현재 다양하게 사용되는 ‘Use before’, ‘Sell by’, ‘Expires on’ 등이 아닌,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을 일괄적으로 사용하려는 식품업계의 움직임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은 FDA뿐만 아니라 미국 농무부(USDA)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 식품에 표기되는 날짜(Dating)는 크게 비공개 날짜(Closed Dating)’공개 날짜(Open Dating)’로 나눌 수 있다. 비공개 날짜는 제조사가 식품 생산 정보를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정한 코드로 구성된다.

공개 날짜는 식품 제조사에 의해 식품에 표기된 실제의 달력 날짜로, 해당 식품의 품질이 언제까지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지 유통·판매사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 농무부(이하 USDA) 산하의 식품안전검사국(이하 FSIS)에 따르면 영아용 조제분유 이외에는 공개 날짜 표기 방식을 규제하는 별도의 연방 규제는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품 날짜 표기는 식품 제조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매우 다양한 방식과 의미의 날짜 표기 방식이 혼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FDA가 식품 날짜 표기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소비자의 혼란말고도 미국 식품의 낭비가 심각하다는 점도 있다.

자료: 미국 농무부(USDA) 산하 식품안전검사국(FSIS)

‘Best if Used By’ 방식 표준화에 힘 실려

FDA‘Best if Used By’ 방식의 사용을 권장한 가장 큰 배경 중 하나로 식품 낭비의 심각성을 들고 있다. FDA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매년 전체 식품 중 1/3가량을 버리고 있으며 이는 약 1610억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방식이 혼용되는 식품 날짜 표기로 인해 많은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으며, 미국 전체 식품 쓰레기 중 약 20%가 이에 기인한 것으로 FDA는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 날짜 표기가 적절한 방식으로 표준화된다면, 이같은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식품 쓰레기의 감소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기된 날짜는 식품의 안전성이 아닌 품질과 관련됨을 강조한다. FDA는 대부분 식품에 표기된 공개 날짜는 유아용 조제분유를 제외하고는 제품의 안전성(Safety)’이 아니라 품질(Quality)’과 관련된 것이라고 전하며, 적정 기간 동안 적절한 방식으로 보관된 식품이라면 ‘Best if Used By’ 날짜가 지났다 하더라도 반드시 폐기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FDA는 이처럼 ‘Best if Used By’ 날짜가 지났지만 적절하게 보관된 식품 중 상당수는 아직 안전하게 섭취해도 무방하기에, 소비자들은 해당 날짜가 지난 식품을 폐기하는 대신에 식품의 품질과 상태가 아직 사용하기에 적절한지 확인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다만 식품의 색, 질감, 냄새 등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섭취를 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FDA는 또 식품 낭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식품의 적절한 보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식품들은 품질과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권장된다.

국내 기업 표기 방식 관련된 규제 철저히 확인

환경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식품 낭비를 줄이려는 이러한 FDA의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식품업계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가운데, 환경을 위협하는 큰 요인 중 하나로 쓰레기 매립이 손꼽힌다.

FDA에 따르면, 대부분 음식물로 구성되는 유기성 폐기물(Organic waste)이 전체 매립 쓰레기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며, 매립 쓰레기는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메탄(Methane) 배출을 초래하는 요인 중 하나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FDA 컨설팅 기관 관계자는 “‘Best if Used By’ 표기 방식을 표준화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한 것은 아니지만 FDA가 이와 같은 내용의 문서를 식품업계에 발송한 상황으로 미뤄 본다면, 이는 암묵적인 업계의 규칙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앞으로 미국의 식품 날짜 표기 방식 동향에 식품기업들이 주의를 기울여할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류, 특히 포장 식품분야에서 미국 진출을 계획하거나 이미 진출해 사업을 운영 중인 우리 기업들 또한 이러한 FDA의 움직임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FDA의 권고 사항이 업계의 규칙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적인 규제는 없지만 식품 날짜 표기에 있어 ‘Best if Used By’ 방식을 차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연구원은 관련 업계에서는 식품 날짜 표기 방식과 관련 규제를 철저하게 확인해 만약의 경우에 일어날 수 있는 불이익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별 식품 날짜 표기 규정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운영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지역별 규제를 파악해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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