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사우디아라비아 K-뷰티 진출 급물살

화장품 시장규모 49억弗 중동시장의 70%… 수입은 OIC 국가 중 UAE 이어 2위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UAE와 더불어 중동 뷰티를 이끌고 있는 대표 국가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종교와 문화 차이로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주요 K-뷰티 브랜드의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이 최근 발간한 ‘2018 글로벌 코스메틱스 포커스’ 9호 UAE·사우디아라비아편에 따르면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49억달러(USD)로 전체 중동시장의 70.98%를 차지한다(TechSci 리서치 집계). 이는 2위를 차지한 UAE 대비 약 네 배나 더 큰 규모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기준 13억6191만달러의 화장품을 수입했으며 57개의 이슬람 협력기구(OIC) 소속 국가 중 UAE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입규모를 가지고 있다. 주요 수입 국가는 전체 수입량의 23.3%를 차지한 프랑스며, 아시아에서는 주로 저가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렇게 중동 내 대표적인 화장품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고용증가 노력과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진 데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할랄 화장품 시장은 무슬림 인구 증가와 화장품 성분에 대한 경각심 확대가 주요 요인이 돼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화장품 유해 성분에 민감한 비무슬림 소비자 사이에서도 할랄 화장품이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한국 화장품의 대(對)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은 2013년 이후 매년 약 26%씩 증가했다. 최근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됐지만 이는 시장 진출이 안정기에 접어든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화장품 산업의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각종 화장품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고 있는 국가다. 이에 따라 한국의 다수 브랜드들이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단독매장 형태로 진출한 브랜드로는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이 대표적이며, 조만간 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 이마트 ‘센텐스’ 등이 추가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가장 최근 진출한 기업은 이마트 ‘센텐스’다.

센텐스는 자연주의 콘셉트의 이마트 화장품 전문점으로 국내에 3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유통그룹 파와즈 알호케어 소유의 쇼핑몰 알 낙힐 몰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향후 주요 상업도시인 제다에 추가 개점을 논의 중에 있다.

파와즈 알호케어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소재한 대표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에는 이마트보다 한 달 앞서 개점한 네이처리퍼블릭이 입점해 있다. 이 보다 훨씬 전인 2015년 12월 토니모리가 사우디 제다에 1호점을 열었고 이후 제다와 리야드에 각각 2개,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K-뷰티가 성장하고 있는 기저에는 한류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적 상황으로 인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띠는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매우 높아지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한국 문화와 셀럽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식 화장법과 스킨케어 방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

또 빠르게 성장하는 SNS 채널이 한국 화장품을 홍보하는 효과적인 채널로 활용되면서 향후 K-뷰티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지 유력 영어신문 아랍뉴스는 “한류가 사우디아라비아에도 도달했으며, 젊은 층이 보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배우고 한국에 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은 여러 긍정적인 요소와 더불어 다양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에 보고서는 종교와 문화적 차이로 화장품 원료와 인증, 현지 마케팅 방법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지에서 뷰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Lola Abdoul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인스타그램과 유투브, 스냅챗 등에서 트렌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SNS 채널에서 자주 언급되는 제품들을 살펴보고 공통된 특성과 효과, 패키지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한국 화장품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K-뷰티에 관심이 높은 2030 젊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선정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홍보 전문가나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활용해 광고캠페인을 진행하고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 정보 수집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거래되는 브랜드는 대부분 제품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홍보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단기간 내 소비자 관심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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